그래,
우리 이선배는 역시 인물이었다.
오늘 9경기 연속 홈런으로 멋지게 신기록을 작성했다.
오늘 경기를 보면서 한가지 걱정한 것은,
기아 투수들이 신기록 달성의 희생양이 되기 싫어서 아예 승부를 하지 않거나
반대로 신기록을 만들어주기 위한 투구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근데 경기는 그 우려와는 반대로 아주 깔끔하고 정당한 승부가 나왔고, 이선배는 멋지게 세계신기록을 달성했다.
이선배가 홈런을 친 부분을 보면 이미 주자가 두명 나가있는 상태라서 홈런을 맞으면 3점을 주는 상황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기아 배터리로서는 홈런을 맞기 위한 공은 던질 수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승부를 하는가 마는가의 문제였는데, 요즘 한참 물오른 이선배의 타격감과 그리고 이미 3점이 뒤진 상태에서 더이상의 추가 실점을 하면 경기자체를 굉장히 힘들게 풀어나갈 수 있기 때문에 아예 이선배를 거를 수도 있었다.
이 상황에서 일반적인 경우라면 이선배를 거르고 그 다음 타자와 승부를 하는게 옳다. 그러나 롯데의 타선이 이대호를 거른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타선인가. 예전의 롯데라면 모르겠지만, 이대호 다음에 대기하던 타자는 강민호였다. 강민호 다음에는 가르시아가 있었다. 이대호를 거른다고 해서 만루를 채워서 강민호와 가르시아를 상대로 무실점으로 틀어막을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던 거다. (경기는 이미 3점차였기 때문에 더이상의 추가실점을 하면 경기를 힘들게 가져갈 수 있었다.) 그리고 또 이대호를 거르게 된다면 수많은 네티즌들로부터의 비난을 감수해야되는 건 자명한 일이었다.
그래서 결국 기아 배터리는 깔끔하게 승부할 수 밖에 없었던 거다.
그리고 그 결과는 이선배의 세계신기록 수립!
이선배의 세계신기록은 실력 대 실력의 당당하게 인정받을 자격이 있는 기록이라고 본다.
어쨌든, 이선배의 세계신기록을 축하하며 집에 있는 유니폼이 굉장히 자랑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