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몇주전부터 핸드폰을 바꾸고 싶어서 죽을 지경이었다.
6210도 좋은 핸드폰이었긴 한데, 결정적인 건 터치와 와이파이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거였다.
얼마전에 탑승하고자 했던 익뮤버스도 어이없이, 날라가 버리고...
혼자 식음을 전폐하면서 그냥 아이폰으로 확 가버릴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역시 핸드폰에다 돈 쓰는 거 만큼 아까운 건 없는지라, 결론은 좀 좋은 조건이 나올때까지 기다려보자는 거였다.
(거기다 아이폰은 6월달에 미국에서 신기종이 나올 예정이다.)
사실 핸드폰만큼 그 유통과정이 불투명한 것이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우리나라 이동통신업계의 단말기 유통구조는 매우 불투명하다. 이통사와 제조사, 그리고 판매대리점에다 정부 보조금 규제까지 마구 뒤섞여있어서 그 정책을 잘 알고 있고 좋은 정보를 가지고 있을 경우에는 좋은 핸드폰을 저렴하게 살 수 있지만, 그걸 잘 모르고 무턱대고 샀다가는 바가지 쓰기 딱 좋은게 우리나라 이동통신 시장이다.
(2007년 8월에 전역했던 모 육군 예비역은 잘 모르면서 그냥 '무턱대고' 대리점가서 핸드폰 샀다가 거의 2년동안 피똥을 쌌다는...)
그런데 예상외로 좋은 버스가 너무 일찍 왔다.
오즈옴니아 버스가 왔는데, 조건이 너무 괜찮았다.
번호이동조건인데, 일단 가입비는 없다. 그리고 기계값은 출고가가 90만원인데 그 중에서 LG텔레콤에서 보조금을 60만원 가량 지급해줘서 내가 기계값으로 내야하는 돈은 총 30만원. 그것을 한달 할부로 2년동안 낸다고 하면 한달에 13000원 가량을 내야 한다. 그런데 35000원짜리 LG텔레콤 스마트폰 요금제를 사용하면 LG텔레콤에서 보조금이 한달에 20000원 가량이 나온다. 그럼 나는 기계값 전부를 할인받고 추가적으로 요금에서도 7000원 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럼 내가 한달에 순수하게 내는 돈은 총 28000원. 부가세 3500원을 더해도 총 내가 내는 돈은 31500이다. 그렇게 부담되지 않는 액수다. 약정은 없고 해지하고 싶을땐 언제든지 해지가 가능하며 위약금 같은거 없고 매달 내고 남은 할부금만 내면 된다.
거기다가 35000원 스마트폰 요금제 안에 150분 음성하고 150건 문자메시지, 1G 데이터 요금제가 포함되어 있는데, 이 1G 데이터 요금제가 개념이다. KT의 경우에는 65000원짜리 i-미디엄을 가입을 해야지만, 총 1G 무선데이터를 쓸 수가 있다. 근데 LG에서는 단 35000원가지고도 1G를 쓸 수가 있으니, 거의 가격차이는 두배에 이르는 셈이다.
또 한가지 LG텔레콤을 쓸때 걱정하는 것이, 통화품질이 좋지 않을까 하는 걱정인데 그 문제도 크게 문제될 건 없다고 본다. SK텔레콤이 KT나 LG텔레콤보다 통화품질이 좋다고 평가받는 것이 그 주파수 차이에 있다. SK텔레콤은 음성통화를 할때 800MHz 주파수를 사용하고 KT나 LG는 1.8GHz를 쓴다. 주파수만을 놓고 보면 800MHz 주파수가 더 넓은 거리를 더 또렷하게 커버할 수 있다. 그래서 SK텔레콤은 LG텔레콤이나 KT와 똑같은 기지국을 설치하더라도 전파자체가 차이가 있기 때문에 더 좋은 통화품질을 유지할 수가 있었던 거다.
SK텔레콤의 전신은 바로 한국이동통신이다. 우리나라는 초창기에 디지털 이동통신을 서비스하면서 다른 나라에서 쓰는 이동통신방식인 GSM방식을 도입하지 않고 독자적인 이동통신방식인 CDMA기술을 개발했는데 이때 바로 한국이동통신이 많은 투자를 했다. 그래서 한국이동통신은 그 대가로 음성통신에 가장 좋은 주파수였던 800MHz 주파수를 이용할 수 있는 권리를 받았던 것이다. 그러다가 800MHz 주파수를 이용하는 또다른 업체인 신세기 통신을 인수하면서 800MHz주파수는 사실상 SK텔레콤 독점이 되어버린 셈인거다.
근데 SK텔레콤이 보유한 800MHz 주파수 독점사용권한이 올해로서 끝난다. 문화부에서는 그 주파수의 재분배업체를 얼마전에 선정했고 800MHz 주파수엔 LG텔레콤을, 900MHz 주파수는 KT를 선정했다. 이로서 무선통신 3개 회사가 기본적으로 전파차이는 거의 없게 된 것이다. 이것은 즉, 3사가 통화품질이 별 차이가 없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거기다 현재 LG텔레콤은 SK텔레콤의 전파망을 좀 빌려서 서비스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LG텔레콤을 쓰는 사람들도 800MHz 주파수를 어느정도는 이용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그런지 통화품질은 난 별 차이를 모르겠다.
기계를 쓴지는 거의 한 일주일이 되어가는데, 기계는 생각보다 너무 괜찮다. 무엇보다 놀라운 건 화면. 아몰레드가 다르긴 다르구나 싶다. 화면도 커서 시원한게 진짜 딱 좋음. 그리고 윈도우 모바일도 생각보단 쓸만하더라. 전에 쓰던 심비안보다는 더 괜찮은 듯 싶다. 삼성 순정 프로그램을 싹 걷어내고 나니 정말 가볍고 빠른 옴니아로 다시 태어났다. 맘에 든다. ㅋㅋㅋㅋ
뭐 이제 고작 1주일이니 시간이 좀 더 있어봐야겠지만, 첫인상은 상당히 맘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