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장마다.
비가 그쳤다 다시 내렸다가, 비가 끝이 없네.
집에 누워서 노래 듣다가, 비 내릴때 생각나는 노래들 좀 정리해봤다.
Rain / 이적
이적의 첫번째 솔로앨범에 들어있던 타이틀 곡. 난 이 노래를 듣고 깜짝 놀랬다. 아니, 니가 보고 싶어서 내가 울 줄 몰랐다니? 아무도 없다고 소리치며 머리위로 날아온 UFO를 쳐다보다가 어릿광대들의 철없는 세 아들 이야기를 노래하며, 낡은 서랍속으로 초대했던 그 패닉의 이적이! 니가 보고 싶어서 우는 노래를 부르다니요? ㅋㅋ
근데 따지고 보면 이적의 사랑노래가 이 노래가 처음이었던 건 아니다. 패닉 1집에 수록되어 있던 '기다리다'라는 명곡이 있지 ㅋㅋ 그 노래가사도 조금 오글오글한데, 다시 꼭 안아줄테니까 돌아와라 어쨌든 그런 가사다.
'기다리다'는 제목을 생각하니, 윤하가 불렀던 '기다리다'라는 곡도 생각이 난다. 흠... 그 곡도 좋은 곡이었다.
Rain / 박혜경
위에 올려놓은 이적 곡이랑 노래제목이 똑같다. 근데 분위기는 영 틀림. 이적의 rain이 떠나간 그녀를 생각하면서 혼자 청승떠는 노래라면, 박혜경의 노래는 보고싶어서 펑펑우는 노래다. 중간 쯤 지나면 노래의 절정부분이 나오는데, 그 전까지 억지로 억누르던 감정이 폭발하는 걸 느낄 수 있다.
DH는 이 노래를 들으며 다대포에서 가락타운으로 떠나간 그 누군가를 그리워하기도 했단다.
참고로 DH는 하단에서 다대포로 넘어가는 그 길에서, 버스 창밖으로 보이는 낙동강을 보면서 반신욕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던 인물이다. 그리고 반신욕으로 살을 빼고 삶의 활력소를 얻었다고.... ㅋ
비처럼 음악처럼 / 김현식
비오는 날, 우산쓰고 가면서 나도 모르고 흥얼거리게 되는 노래.
이 노래는 2008년 사학과 기획부장이었던 ES가 노래방에서 자주 불렀던 노래였다. 그 당시 학생회 분위기를 상기하자면 학생회장이었던 NY는 별로 실권이 없었고, 자기주장이 강하던 ES가 회의를 할때마다 자기 의도대로 일을 관철시키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NY의 불만이 없지는 않아보였지만, 그래도 NY는 소심한 A형이라 그냥 넘어갔다는 후문.
또다른 참여자였던 4학년 대표 SH형이랑 3학년 대표 YP군은 우리는 운영위이므로 집행부 일에는 크게 신경을 안썼다는 후문. 그냥 둘이 죽이 잘 맞아서 만담을 주고받으면서 놀았다는 후문... ㅋ
Stan / Eminem, Dido
에미넴의 노래를 듣다보면 한결같이 느끼는 거지만, 임마는 뭔가 불만이 진짜 많은 넘이다. 이 노래부터 시작해서 루즈 유어 셀프나, 최근에 낫 어프레이드까지 에미넴의 불만가득랩은 나름대로 듣는 맛이 있다. 이 노래랑 비슷한 국내 가요를 생각하자면 리쌍이 불렀던 사생결단 OST "누구를 위한 삶인가"가 생각이 나는데...
노래가사도 그렇고 노래 분위기도 그렇고 에미넴하고 리쌍하고 뭔가 비슷한 코드를 가진 거 같기도 하고.
근데 '누구를 위한 삶인가'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솔직히 말해서 길도 아니었고 게리도 아니었다. 정말 누구를 위한 삶인지 잘 모르고 살아가는 듯한 보컬을 들려준 황정민씨의 목소리가 정말 인상적이었지.
우산 / 에픽하이, 윤하
이 노래를 듣다보면, 빗줄기가 그렇게 굵지는 않은데 부슬부슬 참 오랫동안 내리는 비가 생각이 난다. 에픽하이 특유의 맥아리없는 랩하고 잘 매치가 되면서 노래도 참 말랑말랑한게 듣기에도 좋다.
한동안 많이 들었었는데, 요즘은 그닥 들은 기억이 없네.
그래도 뭐 비올때마다 이 노래는 생각 나니까...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