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이 엠피를 쓴지 1년 8개월이 지났다. 2003년 4월쯤에 샀으니까 꽤 긴 시간동안 이 엠피를 들었다. 그동안 애프터 서비스를 세번 정도 받았는데, 한번은 화면이 켜지지 않아서, 또 한번은 파일시스템 손상으로, 또 한번은 USB연결손상으로 한번 서비스를 받았다. 세번다 서비스를 처리하는 시간은 30분내외로 걸렸다. 사는 곳이 부산인지라 세번 다 부산 아이리버 고객센터에 갔었는데, 깔끔한 인테리어하고 공짜 음료수, PC 등등 꽤나 괜찮았다.
이 엠피에는 요즘 많이 쓰이는 리튬이온전지가 쓰이지 않는다. AA사이즈의 건전지를 넣는데, 나는 GP배터리라는 곳에서 GP2300제품을 네개 사서 쓰고 있다. 이 충전지를 하는 충전기가 네개가 한꺼번에 들어가는 거라서 한번 완충한 이후에 네개를 돌아가면서 쓰면 보름정도는 너끈하게 쓸 수 있었다.
현재 펌웨어는 2.22G를 쓰고 있다. 맨처음 샀을때의 펌웨어 버젼이 1.03이였고, 그 사이 UMS 업그레이드, ogg지원 업그레이드 등 두번정도 혁명적인 펌웨어가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그 외에 자잘한 펌웨어 업그레이드는 한 5번정도 이루어졌다.
요즘은 ogg파일을 많이 듣는다. 처음 이 기기를 샀을때는 MP3를 많이 들었고, 한때 코카콜라와 펀케익이 제휴를 맺으면서 펀케익에서 음악을 꽤 많이 다운로드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펀케익에서 제공하는 음악파일이 WMA형식이라 WMA를 한참 들었을때도 있었다. 요즘 자주 듣는 ogg파일로 내 엠피용량을 꽉 채우면 약 90여곡정도가 들어간다. 나온지 1년 8개월이나 지났지만, 그 당시로 제일 큰 용량이였던 512메가짜리를 사서 대체로 만족하는 편이다. (요즘 늘어만가는 내 음악폴더를 보면서 아이리버에서 새로 나오는 H10이 부러운 건 사실이다.)
이 엠피에 물렸던 이어폰은 지금 앉아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한 네종류 였던 거 같다. 일단 맨첨에 엠피 산 기념으로 같이 샀던 e700이였다. e700으로 듣다가 우연히 MX400을 꼽아서 들어봤는데 내 엠피에는 이 MX400이 더 잘맞는거 같았다. 그래서 MX400을 구해서 들었다. 그러다보니, e700은 점점 멀어지게 되었다. 그러다가 e700을 비싸게 주고 샀는데 너무 안쓰는거 같아서 어느날 잘때 귀에 꼽았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e700줄이 다 끊어져 있었다. 그래서 결국 e700버리고, MX400도 정이 떨어질때쯤 아이리버한테서 새로운 이어폰이 왔었다. (아이리버가 크레신하고 손잡아서 만든 자체 번들 이어폰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걸 아쉬운대로 쓰고 있었다. 그러다가 결국 SONY-E931을 사서 그걸 쓰고 있다. 나는 지금 이 이어리시버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 전에 쓰던 세 이어폰보다도 지금 쓰는 이 이어폰이 내 엠피에 잘 매치되고 있다. 가끔 고요한 밤에 931을 귀에 꼽고 엠피를 켜면 정말 좋은 음질에 나혼자 놀라기도 한다.
음장은 ROCK음장은 많이 듣는다. 익스트림 EQ를 많이 쓰기도 했는데, 자꾸 하면 할수록 머리만 더 복잡해져서 그냥 ROCK음장으로 듣는다. 내가 보기엔 자체 음장중에서는 이 ROCK음장이 제일 나은 듯 싶다. 노멀음장은 너무 노멀하고 익스트림 3D음장은 너무 배터리를 많이 먹는다. 그래서 이 ROCK음장을 가장 선호한다.
내 엠피는 상당히 오래된(?) 기종이다. 벌써 단종된 기종이기도 하다. 그런데 주변기기들은 비교적 새것이다. 내가 아이리버 서포터즈라서 받은 혜택도 있고, 얼마전 게릴라 이벤트때 걸려서 받은 것도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맘에 드는 건 바로 이 투명케이스. 전에 케이스는 가장 고급모델인 395의 색깔인 골드 브라운을 가장 잘 표현하지 못했었다. 케링케이스자체가 은색과 남색을 섞은 색깔이라서 골드색이랑은 전혀 매치가 되지 않았다. 그런데, 투명케이스를 쓰니, 원래 엠피 그대로의 실루엣이 그대로 드러나면서 매우 고급스러운 모습으로 변모하였다. 매우 맘에 드는 케이스다.
명기의 기준은 무엇일까? 아주 뛰어난 음색? 최고의 출력?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취급받을 정도의 디자인? 완벽에 가까운 애프터 서비스? 명기의 기준은 많다. 이런 잣대로 명기를 평가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남이 뭐라든 그 기기를 쓰는 사람은 그 사람이다. 남이 어떤 평가를 내리던 그 사람이 그 기기를 쓰면서 아무 불편을 못 느끼고, 만족하며 쓴다면 그 기기는 그 사람만의 명기인 것이다.
IFP-395는 나를 1년 8개월동안 만족시켜준 좋은 제품이다. 아이리버의 사후서비스인 펌웨어 업그레이드와 요즘 어떤 제품과 내놓아도 빠지지 않는 디자인, 그리고 재생시간과 ogg 파일을 이용한 뛰어난 음질은 앞으로도 날 계속 만족시켜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