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반드시 볼일을 보는 것이 바로 변비난 자의 진정한 자세이건만...
아침에 일어나면 밥먹고 이닦고 후다닥 병원으로 출근하기 바빠서 미처 볼일을 못보고 가는 경우가 많다.
병원에 도착해서 일을 하다보면 아니나 다를까 배가 살살 아파오기 시작하고,
소식이 왔을때 다음으로 미루지 않는 것이 변비난 자의 진정한 자세이기에 후다닥 화장실로 돌진하고 본다.
처음에 화장실에 들어갔을때는 아무 생각없이 앉아있었다.
그러다가 눈 앞에 적혀있는 작은 문구가 들어오고 그것을 읽다가 나가고, 읽다가 나가고 그랬었다.
화장실 문에 적혀있는 용서에 대해서 생각해보다가, 그리고 마음의 평안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다가,
아름다운 사람이 머문 자리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다가.
하루하루 화장실이 익숙해지고, 눈 앞에 글들이 지루해졌을때,
난 휴대폰을 꺼내서 게임을 했다.
하루는 핀볼을 하다가, 하루는 웜즈를 하다가, 하루는 피라미드쌓기를 하다가.
그러다가 어느 날.
아주 우연히 핸드폰에 저장되어 있었던 성경프로그램을 실행시켜봤다.
저번 예배시간에 본 야고보서가 나왔다.
당근 개역개정판은 이해할 수 없는 문체라서 패스하고 표준새번역개정판으로 보기 시작했는데,
크리스천의 생활에 대해 적어놓은 책이라서 조금 흥미가 갔다.
근데 이거도 조금씩 읽다보니 결국 다 읽게 되더라.
의외로 야고보서가 짧아서 그거 다읽고 난 다음엔 뭐 읽을까 생각하다가,
신약을 처음부터 읽어볼까 싶어서 마태복음부터 읽기로 했다.
그래서 하루에 조금씩, 정말 작은 양이지만 어쨌든 읽다보니 참 많은 것을 깨닫게되었다.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세상의 기준으로 볼땐 분명 죄가 아닌 것도 성경의 기준으로 보면 죄가 되는 것이 많이 있다는 거다.
그래서 성경을 읽으면서 예전에 내가 했던 행동들이 생각이 나서, 참 씁쓸해졌다.
그랬었구나... 아 그게 죄가 되는 행동이였구나.
그리고 또, 창피했다.
청년국 임원까지 했다는 사람이... 아이쿠!
작년에 임원생활을 하면서 많은 실망을 했고, 그리고 그 이후 나는 완전히 세상속에 묻혀버린 삶을 살고 있었다.
세상속에 파묻혀서 일반사람과 다름없는 삶을 살고 있었고, 가장 기본적인 크리스쳔으로서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된 것만 하고 살아가던 나였다. 주일날 예배드리고, 십일조 내고.
앞으론 최대한 성경말씀대로 살아갈려고 노력해봐야 겠다.
잘 모르면 그냥 입다물고 시키는대로 하면 된다고, 개뿔 잘 아는 것도 없으니,
그냥 성경이 시키는대로, 하라는 거 하고 하지마라는 거 하지 말고 그냥 그렇게 살아가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