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쟈니 잉글리쉬』 (2003) 피터 호윗 감독 / 르완 애킷슨 주연.
어린 시절, 내가 추석을 진짜 좋아했던 이유는 아마 미스터 빈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초딩때였었던 거 같다. 추석만 되면 MBC에서 해주던 프로가 있었다. 바로 미스터 빈 이었었는데... 한때는 그거 녹화해서 며칠동안 계속 돌려봤었던 기억이 새록새록난다.
얼마전에 TV에서 허이재씨가 나와서 자기 어렸을때는 포청천이 그렇게 영웅이었다면서 하는 얘기를 봤다. 아마 허이재씨, 나랑 비슷한 연대일 듯 싶다. 내가 아주 어렸던 초딩시절, KBS에서는 포청천이 그리고 MBC에서는 미스터 빈이 추석만 되면 특집방송을 해줬었다. 그리고 그 당시 그 둘은 나의 우상이었다. 지금은 이사를 오면서 버렸지만 한때는 미스터 빈 테이프와 판관 포청천 녹화테이프가 집에 조금 있었다. (그리고 우리 동생이 환장하게 좋아했던 파워레인저 녹화테이프도 있었다.)
이 영화, 재미있다. 미스터빈 아저씨가 나오는 첩보물인데, 사실 첩보물이라기 보단 그냥 코미디영화다. 아무 생각없이 보기 딱 좋다. 그냥 으하하하하 웃다보면 영화끝나고 내 기분이 좋아진다. 머리 아프고 복잡한 영화들보다는 이런 영화가 진리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나치 시대에 그렇게 코미디 영화가 유행이었다는데, 그건 아마 이런 이유 때문일까?
난 웃긴 영화와 웃긴 방송을 참 좋아한다. 지금도 웬만한 드라마는 안보지만! (얼마전에 아이리스는 다봤다.) 황금어장과 무한도전은 꼭 본다. 본방을 못보면 재방이라도 보고 재방도 못보면 다운받아서라도 꼭 본다. 흠 그러고보니 오늘은 수요일이다. 오늘 저녁엔 꼭 황금어장을 봐야겠다. 아 라디오스타! ㅋㅋㅋㅋ 그건 진짜 대박이다.
아 그리고, 빵꾸똥꾸 가지고 경고하고 그러는 건 좀 아닌거 같다. 어차피 한때 지나가는 유행어일 뿐인데, 그런거 가지고 일일이 경고하고 하는 것도 참 어이없는 일이다. 그 방송이 하필 MBC라는 걸 생각하면 현 정치권력상의 문제인거 같기도 하고. 아무튼 좀 이상하다. 사실 우리나라 국민들 한번 뜨겁게 달아올랐다가 수그러드는 거 생각하면 빵꾸똥꾸에 대해서 그렇게 할 필요가 있었을까? 홍대 이도경 사건을 생각해봐라. 그리고 재범사건도 생각해보고.
빵꾸똥꾸 덕분에 오늘 아침 한 뉴스앵커는 빵 터졌다.
덕분에 나도 빵 터졌고.
세상은 가까이서 보면 누구나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말.
그 말이 딱 진리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