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선종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오래전인가? 티비에 나온 교황을 본적이 있었다. 티비속에서 나온 교황은 정말 힘겨워하는 모습이었다. 손을 덜덜떨면서 머리를 감싸는 모습. 제대로 앉아있지도 못하고 약간 옆에 비스듬히 기대있는 모습. 그 모습을 보면서 교황이 오래가지는 못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어제께 위급하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소식을 읽고는 아무 느낌 없었다. 제일 먼저 든 생각은 전세계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종교지도자가 이제 죽겠구나 하는 생각뿐이었다. 그러다가 어제께 밤에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KBS 스페셜 '교황 요한바오로 2세'를 보게 되었다. 그 프로그램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다큐멘터리 형식을 빌어서 보여주고 있었다.
그 프로그램을 다보고 느낀점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죽음은 단지 한 종교의 지도자가 죽는 일만이 아니라 어쩌면 지금 전세계에 남아있는 거대한 양심이 죽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었다. 특히 놀라운 부분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용서를 구하는 부분이었다.
그는 '회상과 화해'라는 문건을 통해서
'과거의 비행을 인정하라'
'오늘날의 온갖 사악함에 대해 크리스트교인으로서의 책임을 다하자' 고 주장하면서
과거의 잘못을 반성하고 고백하며 용서를 구하고 있다.
첫째로 십자군 원정을 통해 7만여명의 이교도를 학살한 점, 둘째 성지회복 명분 뒤에 불순한 동기들 인정하고, 셋째로 반 유대주의를 표방해서 나치 유대학살에 침묵한 점, 넷째 신앙 순수성 이란 명분아래 마녀화형 종교재판을 한 점, 다섯번째 선교명분으로 아메리카 원주민 학살 정당화한 점 등이었다.
용서를 해주긴 쉬워도 용서를 구하긴 힘든 법이다. 그것도 한 종교의 최고권위자가 용서를 구한다는 건 너무나도 감동적인 일이었다.
오늘 아침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서거했다는 소식을 봤다. 이 세상을 버텨오던 커다란 양심이 이 세상을 떠난 조용한 아침이었다.
날 위해 울지말고 기도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