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알바하다가 우연히 알게 된 사실입니다.
어떤 손님이 ‘롯데제과’에서 나온 ‘누드빼빼로’를 두 개 들고 왔는데요, 그걸 바코드 찍으려고 손으로 잡으니까 크기가 다른 겁니다. 분명 둘 다 포장이 똑같은 ‘누드빼빼로’가 맞는데 말이죠.
그래서 그 손님 가시고 나서 진열되어 있는 누드빼빼로를 보러 갔습니다.
가서 보니, 누드빼빼로 크기가 다르더군요.
하나는 39그램짜리로 약간 슬림한 스타일이고, 하나는 50그램짜리로 좀 두텁다는 느낌을 주는 크기였습니다. 그런데 밑에 찍힌 유통기한 날짜를 보니, 39그램짜리 누드빼빼로는 2009년까지 먹을 수 있는 제품이었고, 50그램짜리는 2008년까지 먹을 수 있는 제품이었습니다. 한마디로 39그램짜리가 최근에 나온 제품이고, 50그램짜리는 그 전에까지 나왔던 재고제품이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유통기한의 차이로, 누드빼빼로가 예전에 나오던 제품에 비해 가격은 똑같으나 안에 든 용량이 78% 수준으로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요. 흠, 혹시나 요즘 새로 개발된 웰빙 성분이 포함되게 되어서 제품용량이 줄어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성분분석표를 살펴 보았는데요, 그다지 새롭게 첨가된 무언가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전반적으로 여러 영양소들이 양은 많이 줄어들었는데요, 영양성분비율은 별로 변한 게 없었습니다. 한마디로 그냥 양만 줄었다고 보시면 될 거 같네요.
혹시, 빼빼로 과자가 양이 줄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는지요? 저는 몰랐었거든요. 그래서 조금 놀랬습니다. ‘롯데제과’하면 우리나라에서 업계 수위를 다툴 정도의 큰 회사이고, 그 회사에서 나오는 과자인 빼빼로는 거의 전국민이 알고 있는 그런 수준의 국민과자 아닙니까. 그런 과자의 용량을 업체 마음대로 조절했다는 게 조금 놀랍습니다. (더구나 39그램짜리 빼빼로하고 50그램짜리 빼빼로가 서로 포장이 비슷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다른 두 개를 서로 비교하지 않는 이상, 빼빼로가 용량이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알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용량축소를 할 것이라면, 적어도 소비자에게 ‘이러이러한 사정으로 부득이하게 용량축소를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정도의 동의를 구하는 일이 먼저 아닐까요? 정말 부득이한 사정으로 재빨리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더라면, 적어도 홈페이지 같은 곳에서 공지로 빼빼로의 용량축소를 알릴 수 있지는 않았을까요? 2008년 2월 22일, 현재 롯데제과 홈페이지에서는 빼빼로의 용량축소에 대해서 그 어떤 사실도 알 수 없습니다.
롯데제과라는 큰 업체에서 너무나도 무책임한 것에 대해, 그냥 소비자로서 조금 분노를 느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