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는 너무나도 음악에 가까이 살고 있다.
컴퓨터와 엠피쓰리 플레이어의 대중적 보급으로 우리는 과거보다 훨씬 더 음악을 많이 듣고, 음악과 가까이 살아간다. 요즘 엠피쓰리 플레이어가 없는 사람은 아마 없다고 본다. 그리고 엠피쓰리 재생기능이 되는 휴대폰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많아서 mp3파일 재생기능이 가진 기계를 적게는 하나, 많게는 두, 세개까지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다.
과거에 음악을 듣기 위해서는 음악 공연에 가야만 했다. 음악 공연에 가거나 유명 연주자를 초청해서만 음악을 즐길 수 있었기 때문에 다수의 대중들이 음악을 즐기는 데에는 분명 한계가 있었다. 그랬던 것이 축음기의 등장과 LP레코드판의 개발과 보급, 그리고 휴대하는 음악으로 패러다임을 변화시킨 워크맨 카세트의 등장으로 대중은 점점 더 음악과 가까워질 수 있었고 대중의 여가생활에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도 점점 커지게 되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컴퓨터와 mp3파일, 그리고 그 mp3파일을 어디서나 재생할 수 있는 mp3플레이어의 보급으로 우리는 음악과 너무나도 친숙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이렇듯 우리는 너무나도 음악과 친숙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한다. 우리는 역사적으로도 그 어떤 시기보다 더 음악과 친숙한 시대를 살아가지만, 음반시장은 거기에 부응하지 못한채 오히려 더 불황의 늪으로 빠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직접 컨텐츠를 생각하는 생산자측은 음반시장의 심각한 불황을 항상 얘기해 오고 있다.) 즉, 음악을 예전보다 더 활발하게 듣는데, 오히려 그렇게 됨으로서 음반시장은 더 불황을 맞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mp3가 가진 독특한 특징 때문이 아닐까 싶다. mp3는 기존의 음악과는 달리 컴퓨터라는 매체를 통해서 전송이 된다. 즉, 컴퓨터를 통해서만 전송이 되기 때문에 기존과 는 다른 형태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거다. 컴퓨터와 인터넷의 특성은 자유로운 정보의 교환과 공개에 그 특징이 있다. 이런 특성을 가지고 탄생한 mp3플레이어는 그런 컴퓨터의 특성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mp3 플레이어의 활성화에는 기본적으로 음반시장의 위축이라는 결과가 전제되어있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음반시장의 위축은 어떻게 해서 대중음악시장의 위축으로 연결되었을까? 난 대중음악의 생산자 측의 수익구조에 그 문제가 있다고 본다. 대중음악을 생산해내는 생산자측이 수익을 얻는 구조는 주로 음반판매에 많이 의존하고 있었다. 음반을 판매해서 그 수익을 얻는 구조를 가지고 있었는데, mp3플레이어의 활발한 보급으로 음반판매가 줄어들자 대중음악시장 자체가 불황에 빠진 것은 당연한 결과인 셈이다.
나는 이런 수익구조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용량이 크고 더 성능이 좋은 mp3플레이어는 계속 개발이 될테고 보급이 될테다. 그러면 그럴수록 음반을 팔아서 수익을 남기는 구조로는 우리의 대중음악 시장은 점점 어려워질 수 밖에 없다. (소송이나 법으로 금지한다고 해도 이런 수익구조로 계속 진행된다면 지금 상황에서 크게 개선될 여지는 없다.)
이런 음반판매에 주로 의존하는 수익구조에서 탈피하여 좀 더 다양한 루트의 수익구조를 가져야 한다. 요즘 점점 활성화되고 있는 온라인상에서의 음원판매(블로그나 미니홈피에서의 배경음악과 같은)는 그런 점에서 주목할만한 점이다. 또, 음원판매 말고도 공연으로 인한 수입도 꽤 많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지금보다 더 가수들의 공연이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비디오의 보급으로 영화시장이 큰 위기를 맞을 거라고 봤다. 하지만 영화시장은 여전히 살아있으며, 대중문화에 끼치는 영향은 크다. 즉, 같은 영화라도 집에서 비디오로 보는 것이랑, 극장에서 큰 화면으로 보는 것이랑 큰 차이가 있었고, 그것으로 말미암아 영화시장은 아직도 살아남은 것이다. 나는 음악시장에도 이런 점들이 도입될 가능성이 있을 거라고 본다. 집에서 mp3플레이어로 음악을 듣는 것과 달리, 공연장을 찾아 가수의 노래를 직접 듣는 것은 큰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굳이 대형 오케스트라나 초대형 밴드를 안 데리고 와도 좋다. 소극장 같은 곳에서 가수와 관객이 서로 소통하며 노래를 주고 받을 수 있다면, 이것은 집에서 mp3로 듣는 음악과 큰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공연장도 많이 생겨야 하며, 가수들도 TV활동보다는 공연활동을 많이 해야 한다. 그래야 지금 현재의 수익구조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음악시장으로의 변화를 꽤 할 수 있다.
굳이 대규모 공연이 아니여도 좋다. 이런 조그마한 극장에서의 공연도 충분히 감동을 줄 수 있다.
소극장 공연사진 출처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http://stock.moneytoday.co.kr/view/mtview.php?no=2007071615413141345&type=1&TVE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