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신 앞에서는 평등한 인간이다.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고 어둠이 있으면 빛이 있다. 그 어떤 어둠도 그 사람이 남긴 빛을 가릴 수 없다. 마찬가지로 그 어떤 빛도 그 사람이 남긴 어둠을 가릴 수 없다.
나는 모 시민단체의 불투명한 재정사용과는 별개로, 그 단체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서 보여준 수많은 공적은 충분히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마찬가지로 박원순에 대한 평가도 명과 암을 모두 봐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왜 우리는 박원순의 공을 이야기하면 안되는가. 왜 박원순이 한 좋은 일에 대해 잘했다고 하면 왜 안되는가.
물론 박원순의 성추행 문제는 충분히 비난받아 마땅하다. 모든 피해자에 대해 명백하고 지속가능한 사과와 앞으로의 재발방지대책이 철저히 강구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 문제로 인해 박원순이 한국 사회에 남긴 공을 다 묻을 수는 없는 것이다. 왜 우리는 어떤 인물에 대해 다면적인 평가를 내리지 않는 걸까?
왜 박원순의 공적을 이야기하면 그 사실만으로 공격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가.
어느 인물이든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는 것이다. 빛이 있으면 빛이 있는대로 어둠이 있으면 어둠이 있는대로 평가하면 된다. '나'라는 인물은 아베 시발놈을 싫어하지만 AKB48을 좋아한다. 일본에 지속적인 위안부 문제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지만 아라가키 유이를 좋아한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동의가 포함되지 않은 모든 위안부 합위는 무효라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양국간에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나는 친일인가 반일인가.
나는 유승준의 병역기피를 좋아하지 않지만 유승준의 찾길바래는 좋아한다. 나는 친유승준인가 반유승준인가.
사람이라는 건 그렇게 간단히 나눌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일면만 보고 그 사람을 평가하는 일은, 부페에 가서 김밥만 먹고 부페를 평가하는 일과 같다. 부페 안에 수많은 음식이 있듯이 한 사람 안에도 수많은 모습들이 있다. 왜 그 모든 것들을 보려하지 않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