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 요즘 자꾸 왕가위 감독의 영화만 보는 거 같다. 얼마전에 본 아비정전의 효과인가. 집에 하드에 쌓여있었는데 안보고 놔둔 영화들을 하나둘씩 보게 되는거 같다. 내가 보기에 이 영화는 아주 훌륭한 그러니까 아비정전 정도 되는 영화는 아닌거 같다. 내 스탈이 아니여서 그런가? 네이버 영화에서 정보를 찾아보니까 아비정전보다 중경삼림이 더 히트했다고 하는데, 흠 글쎄 잘 모르겠다.
이 중경삼림은 두가지 이야기로 되어있다. 앞부분에 나오는 금성무 이야기, 뒷부분에 나오는 양조위 이야기다. 둘 다 실연당한 가련한 사람들이다. 사랑의 아픔으로 내가 볼때 미친 짓을 많이 한다. 무슨 수건, 비누랑 얘기를 나누질 않나. 매일 그 날짜의 통조림을 사서 모으고, 결국은 하룻밤 사이에 그걸 다 먹질 않나. 좀 미쳤지. 하지만 그 들 앞에는 새로운 사람이 나타나고, 다시 새로운 사랑을 시작한다. 그렇게 그 둘은 사랑의 아픔을 이겨낸다.
하림 노래 중에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라는 노래가 있다. 가사가 매우 맘에 와닿은 노래다. 사람을 잊기 위해서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게 가장 빠른 길이다. 사랑의 상처는 사랑으로서 극복하는 것이다. 이 영화는 독특한 화면이 참 재미있다. 이미 많이 소개된 적이 있는 주인공들은 느리게 움직이는데 뒷사람들은 빨리 움직이는 그런 영상. 같은거는 참신하고 좋았다.
또 중간에 나오는 음악들. 캘리포니안 드리밍. 그들에게는 한번도 가본적이 없는 그 캘리포니아에 대한 환상. 꿈. 그런 것들이 재미있는 영상과 맞물려 영화가 재밌게 돌아갔다. 왕가위 이 사람은 한번도 가본적 없는 곳에 대한 막연한 환상? 이런걸 가지고 있는거 같다.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소재로 삼은 해피 투게더도 그렇고, 이 중경삼림에서도 주인공들은 캘리포니아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거 같다.
써보니 별로 두서가 없네. 전에는 영화를 보면서 마구 메모도 했는데, 이번에는 그냥 영화를 즐기는 듯한 기분으로 영화를 봤다. 오히려 편하게 본거 같아서 괜찮다.
내 사랑은 만년으로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