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주 토요일날 사전투표를 했다. 비례정당 투표용지가 길었다. 황교안이 말이 떠올랐다. 내 키는 30대인 것을 감안하면 어중간하고 20대하고 견주면 작은 키다. 다행히도 투표용지가 바닥에 끌리진 않았다. 당이 너무 많아서 정강정책은 잘 모르지만 당 이름을 싹 읽어보았다. 그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드는 이름은 가자 코리아 당이었다. 특유의 직선적이고 단단한 이미지가 딱 꽂혔다. 오필승 코리아도 생각나고 말이다.
누구들의 바람대로 샤이보수가 있기는 할지, 있다면 선거에 참가할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한가지는 확실히 있는 것 같다. 보수라는 것이 부끄러운 사람들이다. 정치가의 말은 나같은 장삼이사의 말과는 상상할 수 없는 무게감을 가진다. 내가 우리집에 들어오면서 춥다고 하는 말과 대통령이 군부대 시찰중에 내무반 들어오면서 춥다고 하는 말이 가지는 다른 무게는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것이다.
정치가들이 국민들의 상처를 보듬어주지는 못할망정 자기의 깨알만한 권력을 위해 혹은 깨알만한 환호를 듣기 위해 어떻게든 상처를 내고 헤집고 다시 덧나게 하기 위해 발광을 하는 모습을 보니 보수에게 정말 부끄러워 할 줄 알아라고 외치고 싶다. 공부 열심히 해서 국민이 세금으로 낸 국립대학을 다녔고 또 노력해서 성공한 엘리트가 국민에게 돌려주는 것이란 것이 고작 막말밖에 없다는 말인가.
[세월호6주기]그립고 그리워서…몸도 마음도 서서히 무너져 간다 - 경향신문
이 기사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 이후 올해 4월까지 유가족 779명 중 23명(3%)이 자살 시도 경험등이 있어 센터의 집중관리가 필요하다. 자살 시도는 하지 않았지만 계속해서 관리가 필요한 유지관리 인원은 232명(30%)에 이른다. 이런 사람들에게 그리 마음의 생채기를 내야 하겠는가. 고작 그것이 우리나라 정치가 국민에게 해준다는 것인가. 일본 우익이 재일교포에게 특권을 주지 말아야 한다고 혐한시위하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는가.
정치를 하다보면 A학점 B학점 C학점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날씨가 매일 맑을 수 없는 것 아닌가. 하지만 낙제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다. 모든 정치권력은 시민들의 수준을 반영한다. 이제 시민이 자신의 수준을 정치권력에게 투영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