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이 있었다. 정상회담은 세번째이지만, 북한의 지도자가 남한땅으로 넘어온 첫 행사였기에 그 의미는 무한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시작점에 문재인의 베를린 선언이 있었다. (여자는 남자하기 나름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남북관계가 그렇다는 생각을 요즘 많이 한다.) 그 선언 이후에 김정은의 신년사에서 평창올림픽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화답이 있었고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줄줄이 성사되었던 것이다.
자한당 대표인 홍준표는 남북정상회담에 국민들이 관심이 없다고 하지만 그건 민심을 잘 모르는 걸로 보인다. 한국국민들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현하지 않는 것은, 설레발은 필패라는 오래된 격언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진보지지자로서 보수진영으로부터 퍼주기니 뭐니 숱한 공격속에서도 햇볕정책을 지지해왔는데 북한의 핵개발이라는 뒤통수를 거하게 맞은 기억이 있다. 따라서 지금 국면에서는 국민이 설레발치기보다는 문재인 정부를 믿고 차분히 결과를 기다리는 중인게다.
홍준표 대표님 만수무강하세요.
일각에서는 카다피의 예를 들면서 북한의 완전한 핵폐기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나는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리비아와 다르게 북한에게는 남한이라는 존재가 있다. 보수정권이든 진보정권이든 남한의 정부는 미국의 북한 공격을 지원할 수 없는 입장이며 오히려 아주 적극적으로 반대한다. 따라서 남한정부라는 매개가 있는한 북한은 미국의 무력공격에서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할 수 있고 그 공간때문에 바로 북한의 완전한 핵폐기가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2000년에 있었던 김대중 정부의 남북정상회담 기념우표
이번 정상회담에 앞서 두번의 정상회담이 있었지만 그때마다 발행한 정상회담의 우표는 매우 심심한 수준이다. 2000년에 있었던 김대중정부의 정상회담 우표는 한반도 배경으로 씨앗이 있는 그림인데, 남북정상회담 개최기념이라는 글자를 보기전엔 무슨 의미의 그림인지 당최 알수가 없다. 기념우표치고 정말 예쁘지 않은 우표였다.
2007년에 있었던 노무현 정부의 남북정상회담 기념우표
2007년에 있었던 노무현 정부의 정상회담 우표는 한반도 배경에 하얀 비둘기가 디자인 되어있는 우표였다. 이 남북정상회담 기념이라는 글자가 없으면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가 없는 우표다. 기념우표인데 정말 무엇을 기념하는지 알 수가 없는 안타까운 디자인이다.
이런 디자인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남북정상회담의 중요한 축인 북한의 정상을 우표에 도안할 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남북정상회담을 한다고 해도 종전선언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적국의 정상을 우표에 도안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한반도 종전선언이 되기를 바란다. 남한의 우표에 북한 최고지도자의 도안이 나올 수만 있다면 그것자체가 큰 하나의 시대전환을 알리는 역사적 기념물이 되기 때문이다.
이번 남북정상회담도 기념우표가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개인적인 바램으로는 종전선언이 되지 않더라도 북한의 김정은과 남한의 문재인이 나란히 손을 잡은 디자인으로 나왔으면 한다. 왜냐하면 그것 자체가 북한과 세계에 우리의 메시지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제발 2000년과 2007년의 자막을 보지 않으면 그 의미를 알 수 없는 디자인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