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엔씨-롯데 라이벌전의 전적은 7승 9패다. 엔씨의 열세다. 작년 15승 1패로 압살한 기억이 있고 2014년부터 계속 우세전적을 거두었기 때문에 온갖 매체에서 기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런데 이 라이벌전을 지칭하는 명칭에 있어서 문제가 있다. 주로 많이 쓰이는 단어가 부마더비 혹은 부마시리즈라는 용어인데 이 용어는 완전히 잘못된 단어다.
롯데의 연고도시는 부산이고 야구장이름이 부산 사직야구장이다. 엔씨의 연고도시는 창원이고 야구장이름이 창원 마산야구장이다. 부마더비는 롯데 연고지는 도시이름(부산)을 쓰면서 엔씨연고지는 야구장이름(마산)을 쓰는 명칭이다.(옛 행정구역으로 마산시가 있었지만 2010년 진해시, 창원시와의 통합을 통해 현재는 창원시로 통합되었다. 마산시는 현재 없는 명칭이며 마산의 옛 이름은 마산회원구, 마산합포구 에서만 찾아볼 수 있다.) 연고도시의 이름을 딴 부창더비(부산-창원)나 야구장이름의 앞글자를 딴 사마더비(사직-마산)라고 부르는게 맞다.
또 덧붙일 것은 라이벌전의 명칭을 붙이는데 있어서 미묘한 점은 어느 팀을 먼저 부르느냐의 문제다. 한일전으로 부르느냐, 일한전으로 부르느냐. 연고전으로 부르느냐, 고연전으로 부르느냐. 이건 미묘하면서도 몹시 중요한 문제이다. 그래서 보통 라이벌전의 명칭은 도시이름을 이어서 잘 부르지 않고 중립적인 명칭을 붙인다. 슈퍼매치(FC서울-수원삼성), 동해안더비(포항스틸러스-울산현대), 북런던 더비(토트넘-아스날), 잠실시리즈 혹은 덕아웃시리즈(LG트윈스-두산베어스), 서브웨이시리즈(뉴욕자이언츠-브루클린다져스) 등이다.
그래서 부마더비는 절대 써서는 안되는 단어이고, 쓸려면 부창더비나 혹은 창부더비라는 명칭을 써야 된다. 그런데 부산을 뒤로 보내버리면 어떤 단어를 쓰든 뜻을 가진 단어가 만들어지고 그건 본 뜻과는 많이 달라진다. 문제가 된 부마더비라는 명칭을 마부더비라고 쓴다고 하더라도 뜻이 이상해져버린다. 야구장명칭도 마찬가지다. 마사더비나 사마더비 라고 해야 하는데 마사회가 생각나거나 슈퍼맨 엄마이름 혹은 삼국지의 사마의가 생각난다. 적절치 않다.
결론적으로 엔씨-롯데 라이벌전에서 도시이름을 딴 명칭을 쓰는건 적절치 않다. 어느 한 도시를 앞에 붙이는 것도 애매하거니와 뜻을 가진 명칭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팬이라면 엔롯전, 롯엔전 이란 표현을 쓸 수 있겠지만 중립을 지향해야할 미디어에서 쓰기에는 적절치 않다.
그래서 이 명칭을 쓸려면 경남 라이벌전이라던지 낙동강 시리즈 라는 표현을 쓰는게 옳다고 생각한다. 경남 라이벌전이라고 표현하면 크게 경상남도의 영역에 있는 두 팀이 붙는 게임이라는 설명이 가능하다. 물론 부산광역시는 경상남도에서 분리해 나왔다고 하면 이 표현도 적절치 않다고 느낄수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부마더비 같은 표현보다는 100배 낫다는 생각이다.
아니면 낙동강 더비 혹은 낙동강 시리즈라는 용어를 써야 된다고 생각한다. 엔씨의 연고지인 창원은 낙동강유역을 기준으로 서쪽에 있고 롯데의 제 1연고지인 부산과 2 연고지인 울산은 낙동강 유역의 동쪽에 있다. 낙동강 수계를 기준으로 대칭점을 이루고 있는 두 팀의 대결이라는 설명이 가능해진다.
라이벌 경기의 명칭 문제는 미묘하지만 중요한 문제다. 명칭을 부르는데 있어서 조금만 더 신경을 썼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