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7월 18일 청주야구장에서 펼쳐졌던 한화와 엔씨의 경기입니다.
※ 김경문 감독님의 빠른 쾌유를 기원합니다.
정말 오랜만에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도 NC응원가를 부르지 않고 봤던 경기였다. 1루와 3루쪽은 매진이길래 중앙석으로 예매를 했다. 중앙석 가격도 20,000원이라 부담이 없었다. 근데 그게 패착이었다. 국민은행 장안동 지점에 가면 유지애 닮은 직원이 있는데 모바일뱅킹 이체한도건으로 지점에 갔다가 괜히 위압감이 느껴져 쭈구리 생활을 했다.
그리고 그 이후 며칠만에 또 쭈구리 생활을 경험해야 했다. 청주야구장의 열기는 생각보다 뜨거웠고 주위는 온통 한화팬이었다. 심지어 3루에도 엔씨팬이 별로 없었는데 한화 수비이닝에 3루쪽에서 삼구삼진이라는 응원콜이 나오는 것과 투수응원콜을 듣는 것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이닝바뀔 때마다 보통은 전광판에서 방송하는 내용들을 보곤 하는데 청주야구장에서는 엔씨팬이 몇명이나 왔나 싶어서 윌리를 찾아라 처럼 엔씨팬을 찾아보았다. 계속 세어봤는데 7명정도까지 발견을 했고 집에와서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으로 보니 발견했던 엔씨팬 옆으로 세명정도가 더 있었다. 엔씨옷 안입고 소심하게 응원하는 팬은 더 있었을 수도 있으나 단디봉이나 유니폼을 입고 있어서 딱 보고 엔씨팬으로 볼 수 있는 숫자는 10명정도가 다였다. 이날 청주야구장에는 10,000여명 가까운 관중이 들어와 있었다.
올시즌 청주 6게임은 주중게임이고 KT와 NC와의 매치업이다.
올시즌 청주에서 6게임을 한다. 근데 그 게임이 주중게임이고 매치업도 KT하고 NC라서 어떤 의도가 있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원정야구장을 정말 많이 다녀봤는데 이 정도로 원사이드한 경우는 못봐서 좀 많이 당황스러웠다. 최강한화 육성응원은 처음 듣는 것이었는데 유명한 응원구호답게 확실히 위압감이 있었다. 그리고 좌석에는 한화이글스 로고가 새겨진 부채가 있었는데 이게 의외로 센스만점의 아이템이라서 그나마 무더운 여름밤의 열기를 이겨낼 수 있었다.
게임내용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원종현의 속구였다. 중앙좌석이고 관중석이 그라운드보다 많이 높지 않아 포수후면석처럼 투수가 던지는 구질을 바로 느낄 수 있었는데 원종현의 구위는 속이 다 시원해질 정도였다. 마치 한여름에 정방폭포에서 떨어지는 물방울같은 구위랄까. 또한 타격에서는 스크럭스와 권희동이 홈런이 아주 좋았는데, 권희동의 홈런을 보면서 대한민국 예비역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난 민방위다.)
의외의 득템.
야구장 시설은 옛날 구덕야구장에 온 듯한 느낌이었다. 구덕야구장이 철거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만약 지금까지 계속 유지보수해가며 사용을 해왔더라면 바로 이 청구야구장 같지 않을까. 야구장자체는 크지 않았다. 스탠드도 1층구조이고 매표소를 못찾아서 야구장을 한바퀴 돌았는데 그다지 크다는 인상을 받지 못했다. 사직야구장 같은 경우에는 특유의 오르막길이 있어서 야구장 외곽으로 한바퀴 돌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동이 필요하다. 매표소가 중앙출입구 옆에 하나밖에 없어서 불편했고 화장실도 좌석에서 멀어서 불편했다. 좋은 점은 매점이 좌석하고 가까운 것이었는데 주문하는 줄을 서다가 함성소리를 듣고 야구장내로 들어오기가 편리했다.
NC 원정경기를 따라 야구장을 가다보니 우리나라에서 1군 게임이 펼쳐지는 야구장 가운데 안가본 야구장은 몇개 남지 않았다. 최대한 시간이 날때마다 따라서 가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