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께 송강호씨를 기대하면 효자동 이발사를 보고 왔다. 보고 나서 바로 생각이 나는 단어는 뷁! 이였다.
사실 송강호씨는 현재 국민배우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위치다. 살인의 추억, 공동경비구역 JSA, 반칙왕, 쉬리 등 그가 주연한 영화는 상당히 성공했다.. 하지만 이 효자동 이발사는 좀 많이 부족한 영화다.
"도대체 감독이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 거냐?" 딱 영화를 보고 나서 같인 본 녀석들하고 나눈 첫 대화였다. 하루가 지난 지금 포스터도 살펴보고 다시 생각해보니 감독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부성애인 것 같다. 그 부성애를 나타내면서 동시에 그 시대상을 나타내 주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영화내에서는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다가 한마리 토끼도 잡지 못한 느낌이다. 부성애를 확실히 보여주지도 못했고, 그렇다고 시대상을 확실히 보여주지도 못했다. 갑자기 과거에 송강호씨가 주연을 맡았던 YMCA 야구단이 생각난다.
거기다가 영화를 보는 내내 제일 거슬렸던 것은 음악이다. 신파풍의 노래였는데, 영화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지도 못했을 뿐더러, 영화내용을 이해하는것도 더욱 힘들게 만들었다. 그 신파풍의 노래가 나오는 장면은 송강호씨가 성낙안이를 업고 다리를 고칠려고 강원도 산을 헤매는 장면이였는데, 전혀 매치가 되지 못했다. 장면은 진지한데, 음악은 음웃이 나오는 그런 아이러니한 상황이였다.
거기다가 조금 과장되고 포장된 상황도 좀 눈에 거슬리는 부분이였다. 중간에 성낙안이가 고문을 받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은 도대체 무슨 장면인지 이해가 안간다. 유일하게 할 수 있는 해석은 감독이 어린아이가 고문을 받는 장면을 미화했다고 해석이 되는데, 그당시에는 전혀 이해가 안되었던 부분이다. 거기다가 송강호씨가 나중에 똥싸다가 우는 장면이 있는데, 이것도 좀 심하게 과장된 부분인 것 같다. 도대체 뭘 말하려는 건지....
이번에 효자동이발사를 연출한 감독이 첫 작품이라고 한다. 아직 첫 작품이고 하다보니 부족한 점이 상당히 많이 눈에 뛴다. 좀 더 내공을 쌓는다면, 더 발전할 수 있으리라 믿고 싶다.
이 영화에서 유일하게 볼 만한 것은 송강호씨와 문소리씨의 살아있는 연기다. 문소리씨의 사투리 연기는 부산에 사는 사람으로서 볼때 조금 리얼하지 못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살인의 추억, 쉬리, 공동경비구역 JSA, 반칙왕 등을 생각하고 간다면 크로스라인을 메겨서라도 말리고 싶다. 자기가 송강호씨를 정말로 좋아라 하고 돈이 철철 넘치고 시간도 철철 넘친다면 가서 보라. 만약 자기가 그렇지 않다면 이 영화를 볼 총알을 좀 아껴서 5월 말에 개봉한다는 하류인생, 트로이에 투자하기를 권하는 바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