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뎌 트로이를 보고 왔습니다. 이 영화는 폭력과 복수의 공허함을 나타내려 하는 것 같습니다. 이 영화는 3000년전에 시대를 풍미했던 영웅 헥토르와 아킬레스를 두 축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그 둘의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그 둘이 진짜로 원해서 전쟁이 벌어진 것은 아닙니다. 아킬레스는 참전하기 싫어합니다. 하지만, 영원히 기록될 자기의 이름을 위해 참전하니다. 헥토르 또한 무엇보다도 전쟁을 하기 싫고 평화를 지키고 싶어하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지 않기 위해 전쟁에 참가하죠.
그러다 아킬레스는 사랑하는 연인을 빼앗기자 전쟁에 나서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자기가 정말 좋아하는 조카 페트로클루스(맞나요? ㅋㅋ)가 자기 갑옷과 투구를 쓴채, 적진에 돌격해서 죽어버리자, 그 복수를 위해 전쟁에 참가합니다.
분에 찬 아킬레스는 헥토르와 일기토를 신청하고, 결국 아킬레스는 헥토르를 죽여버립니다. 복수에 눈이 먼 아킬레스틑 헥토르를 전차에 매달아 질질 끌면서 자기 진영으로 돌아가버리죠. 이렇게 처절한 복수를 한 아킬레스. 하지만, 그도 불타는 트로이 속에서 파리스가 쏜 한발의 화살에 발 뒷꿈치가 명중당해서 죽고 맙니다. 불타는 트로이와 함께 전쟁의 무상함, 폭력의 무상함을 보여주며 영화는 막을 내립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또 느낀 점은 좀 비장하다는 점이였습니다. 이 영화는 낮에 화끈한 대규모 전투신을 벌이고, 밤에는 조금은 잠이오는 이야기를 마구 합니다. 더 웃기는 것은 밤에 우리는 왜 싸울까? 이런 식의 얘기를 하다가 낮이 되면 정말 언제 그런말 했다는 듯이 장렬하게 싸웁니다.
그런 장면을 보면서, 싸울 수 밖에 없는, 자기가 생존하기 위해 싸울 수 밖에 없는 비장한 현실을 느꼈습니다. (유일하게 밤에도 싸우는 데, 그게 트로이의 목마 작전일때 였습니다. 트로이가 그리스군을 급습하는 장면도 새벽녘이였습니다. 나중에는 완전히 낮이 되었구요.)
마지막으로, 이 영화는 캐스팅이 정말 잘 되어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약간은 뺀질뺀질한 듯한 아킬레스역의 브래드피트, 성실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헥토르역의 에릭 바나, 전쟁을 일으키는 뺀질이 파리스역의 올랜도 블룸 등이 그 주역입니다. 이 세명의 연기는 정말 압권입니다. 완전히 물이 올랐다고나 할까요? (반지의 제왕에서 활의 달인 레골라스역을 맡았던 올랜도 블룸도, 칼을 쥐어주었더니 꼼짝을 못하더니, 활을 쥐어주니 아예 날더군요. ㅋㅋ 아킬레스도 죽이고 말입니다.)
그에 비해, 헬레네역의 다이안 크루거는 미스캐스팅이라고 생각됩니다. 다이안 크루거가 조금 요녀적인 이미지를 풍기기는 하는데, 극중에서 헬레네는 요녀적인 이미지보다는 사랑을 택하는 순정파 왕비의 이미지를 풍겼었거든요.
중간에 조금은 지루해서 약간 졸은 부분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고 나서의 느낌은 잘 만들었다는 느낌입니다. 뭔가 보고 나면 허~하는 명작의 반열까지는 아니라도 수작정도는 되는 느낌입니다. (무엇보다도 정말로 쨉실하게 생긴 트로이 목마 모습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네요. ㅋㅋ)
신을 섬기고 각자의 여자들을 사랑하고 조국을 지켜라.
트로이는 우리의 어머니이다. 그녀를 위해 싸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