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해진 날씨만큼이나 엔씨선수들의 굳은 움직임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기존에 엔씨가 가진 장점은 점수를 내야할 상황에서 군더더기없이 점수를 낸다는 데에 있었습니다. 전체적인 타격기록을 보면 그렇게 훌륭하다고 말할 수 없지만 엔씨가 많은 승수를 쌓을 수 있었던데에는 결정적인 순간에서 어김없이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는 점이었습니다.
경기 초중반까지만 해도 많은 찬스가 왔지만 몸이 덜풀린듯 아쉬운 플레이로 기회가 사라졌었습니다. 하지만 엔씨에게도 반전의 기회가 찾아온 것이 제 생각에는 5회이후지 않나 싶습니다. 5회초 수비때부터 엔씨 야수들에게서 무언가 몸이 풀리고 긴장이 풀려가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거든요.
엔씨가 끌려가고 있는 게임이고 엘지의 불펜이 강한 것도 잘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묘하게 기대를 했던 것은 엔씨 야수들의 움직임이 게임 초반과 비교하면 확연하게 좋아졌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좋은 승부를 할 수 있겠다 싶었지요.
특히나 아쉬웠던 건 8회말에서 1점도 추가하지 못한 점이었습니다. 그때 점수를 추가했었더라면 시리즈 전체의 향방도 엔씨쪽으로 오지 않았을까 했었거든요. 뭐 어쨌든 결과는 엔씨의 패배였습니다.
어제 게임을 보면서 만약 승부의 신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문선재 선수의 어이없는 주루플레이 이야기인데요, 그 타구를 보면서 현장에 있던 관중들은 왜 문선재가 저렇게 열심히 뛰는가에 대해서 의문을 가졌을 겁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구요. 만약에 박민우가 그 공을 잡았더라면 문선재의 플레이는 순식간에 더블플레이로 이어지는 것이었거든요.
박민우 선수의 실책을 뭐라고 해야 될게 아니라 평범한 상황에서 평범하지 않은 플레이로 1점을 보탠 문선재의 작두탄 신들림이 마산야구장을 휩쓸었다는 표현밖에 못할 것 같습니다. 박민우 선수가 실책을 저지르더라도 평범한 플레이라면 최악의 경우라야 아웃을 못잡고 1,2루로 만들었을 것인데 1점을 내준다는 것은 쉽게 생각하기 힘든 것이거든요.
어쨌든 엔씨의 야구는 이제 1게임남았습니다. 어제 패배로 사실상 시리즈의 향방은 엘지에게 기울었습니다. 마지막 게임에서 홀가분하게 정말 자기가 좋아하고 즐기는 야구를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엔씨 화이팅, 박민우 화이팅! 박민우 오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