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김민구, 김종규, 두경민 >
2013년 KBL 드래프트는 그 어떤 해보다도 주목을 받는 해였는데요, 그건 바로 허재 - 이상민의 뒤를 이을 대형가드 재목으로 평가받던 김민구 선수가 나오던 해였기 때문입니다. 김민구 뿐만 아니라 경희대 전성기를 이끌던 김종규, 두경민 같은 선수들도 같이 나온 해였으며 박재현 같은 선수도 한 팀을 이끌 재목이라 평가받았기에 근 몇년 사이 가장 주목받던 드래프트였죠. 이런 엄청난 재목들이 나오는 해였기에 어쩌면 그 전에 각 팀들이 벌인 병림픽은 이해할 수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서로 드래프트를 따는데 유리한 순번을 배정받기 위해 져주기 게임을 하는 등 희안한 양상이 벌어졌거든요. 서로 치열한 눈치싸움과 져주기 게임을 해주는 결과, 하위권 네개 팀은 부산 KT, 원주 동부, 전주 KCC, 창원 LG로 정해졌습니다. 그리고 드래프트 순번을 정하는 추첨결과, 놀랍게도 동부, KCC, LG는 1~3순위를 받았지만 1.5%의 확률만 갖고 있던 정규시즌 5위팀인 서울 삼성이 4순위를 따냈습니다. 4순위를 따낼 확률이 94%였던 KT는 순식간에 5순위로 밀려버렸고 KT는 이재도 선수를 지명합니다.
< 전창진 감독과 이재도 선수 >
김종규와 김민구, 두경민을 지명하고 밝은 표정을 지은 감독과 무척이나 대비되게 전창진 감독의 표정이 어두워보입니다. 그 옆에선 이재도 선수도 상당히 뻘쭘한 표정이구요. 이때까지만 해도 2013 드래프트의 승자는 KCC, 동부, LG이며 패자는 KT인 것 처럼 보였습니다.
그랬던 것이 2014년이 되면서 드라마틱한 반전이 일어납니다. 허재 - 이상민을 이을 대형 가드로 평가받던 김민구 선수는 음주운전 사고로 인해 선수생활이 위태로운 상황이며 앞으로 복귀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그리고 5순위로 밀려서 KT에 뽑혔던 이재도 선수는 팀의 8연패를 끊는 경기에서 28득점을 폭발시키며 연패탈출의 1등 공신이 되었으며 그 후 4게임에서 평균 20득점을 하는 맹활약을 하며 어느새 팀을 대표하고 리그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선수가 되었습니다.
5순위로 울며 겨자먹기로 뽑았던 이재도 선수가 팀을 살리는 1등 공신이 되었고 한국농구를 이끌 재목으로 평가받던 김민구 선수는 지금 병상에서 악플과 싸우며 힘겨운 투병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러니 참 인생은 알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붙임 1. 다음 스포츠 농구 메인에 등록이 되었네요. 감사합니다. (2014/12/28 1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