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지금 세계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건은 과연 무엇일까요? 뭐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지금의 경제상황을 만든데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건이라면 저는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라고 생각합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경제를 바라보는 인식자체가 완전히 변화되고 말았거든요. 그것을 가장 표피적으로 느낄 수 있는게 불과 5년전에만 하더라도 주요 대선후보들은 세금 줄이고 규제푸는 경제정책을 주요 정책으로 내세웠단 말이죠. 근데 5년이 지난 지금은 단 한 명의 후보도 세금 줄이고 규제 푸는 경제정책을 내세우는 후보는 없습니다. 다들 복지를 이야기하고 있죠. 정말 그 진정성에는 조금 의문이 가지만요.
어쨌든 한때는 규제를 풀고 세금을 줄이는 것이 만병통치약으로 느껴지던 때가 있었습니다. 바로 2008년 서브프라임모기지사태이전이죠. 규제를 풀고 세금을 줄이면 투자가 늘고 돈 흐름이 원활해지기 때문에 모든 경제상황이 호전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그 믿음은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철저히 붕괴되는데요, 그 믿음의 이면에는 월가의 말도못할 탐욕이 있었습니다.
영화 '인사이드잡'은 그 월가의 탐욕을 다루고 있습니다. 자기네들 내부적으로는 쓰레기같은 채권이라며 평가했지만 외부에는 최고 우량상품이라고 속여가면서 채권을 팔아왔던 투자은행들, 그런 형편없는 쓰레기더미에 최우량등급을 메겨가며 엄청난 보너스를 챙겨왔던 신용평가사들, 채권회수의 의무를 떠넘기면서 자기의 이익을 강화하기 위해 약탈적 대출을 계속해서 지속했던 대출회사들, 그 모든 탐욕의 총집합으로 나타난 사태가 바로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였거든요.
영화는 견제받지 못한 탐욕은 결국 폭주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 폭주의 결과는 월가만의 책임이 아니라 모두의 책임이 되었죠. 따라서 월가를 규제하는 것은 아주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월가가 폭주를 하게 방치한 책임은 결국 모두가 지는 것이니깐요.
그나저나 이건 사족인데요, 미국의 정치시스템이 이렇게나 무너진데에는 제가 볼때에는 미국의 로비시스템인 것 같아요. 미국에서는 정치자금을 모을때 각종 로비업체들이 법적으로 인정받은 상태에서 공적으로 활동하거든요. 예를 들면 의료보험로비단체라던지 총기협회라던지 유태인협회라던지 해서 공적으로 정치자금을 모읍니다. 근데 이게 미국 정치시스템이 무너진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 아닐까요?
정치인들은 자기한테 돈을 주는 단체들을 위한 입법활동을 아무래도 많이 하게 되죠. 그러면 자연히 돈이 없는 단체나 돈이 없어서 단체에 가입하지 못하는 개인들은 정치인들의 보호를 받기가 힘듭니다. 최근들어서 시사기획 창 같은 것을 봐도 정당보조금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 데요, 정당보조금이 어느정도 개혁을 해야하는데에는 공감대가 형성되지만 완전히 폐지해야 한다는데에는 공감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될 경우, 정치가 모든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로비단체들을 위한 정치로 변모될 수 있거든요.
아, 영화는 10점 만점에 7점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