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업만을 대상으로 마녀사냥식의 공격은 비합리적입니다. 문제가 되는 중소영세상인과 대형 유통업체와의 문제가 단순히 롯데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롯데뿐만 아니라 이마트 홈플러스도 결코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롯데만 찝어서 난 한놈만 패 식의 불매운동은 비합리적입니다.
그러나 롯데마트의 영업형태에 대해서 영세상인들이 분노하는 것에는 이해가 갑니다. 서울시에서 일요일날 대형 SSM의 영업을 금지하는 법을 만들었습니다. 그러자 롯데마트에서는 신선상품의 제품군을 늘려서 일요일날에도 영업을 했습니다. 신선상품군이 51%를 넘어가면 일요일날에도 영업을 할 수 있는 법의 헛점을 이용한 것입니다.
법은 최소한의 도덕입니다. 불법이 아니라고 해서 도덕적이라고 판단하기는 힘듭니다. 롯데마트의 얄팍한 꼼수는 영세상인의 분노를 일으키기에 충분했다고 판단됩니다.
저는 이런 불매운동이 더 활발히 나타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은 이미 몇개 재벌집단이 대부분의 경제를 좌지우지 하는 사회가 되어버렸습니다. 이런 가운데에서 그네들의 횡포를 막으려면 이런 식의 소비자가 주권을 되찾기 위한 권리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그동안 소비자 주권을 행사하는데에는 소극적이었습니다. 언론에서 이런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루어주지 않았고 대기업이 잘되면 가난한 서민들도 혜택을 받을 것이라는 환상에 빠져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런 환상이 깨어져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회적 정의와 공정에 대한 화두가 모이고 있습니다. 그건 그만큼 사회가 공정하지 못하고 정의롭지 못하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전에도 말했듯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근본적으로 체급이 다릅니다. 헤비급과 플라이급을 한 링에 올려두고 경쟁을 하라고 한다면 그것은 공정한 게임이 아닙니다. 헤비급은 헤비급하고 싸워야 되고 플라이급은 플라이급하고 싸워야 합니다. 그런 룰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의 대한민국은 헤비급인 롯데, 신세계, 홈플러스와 플라이급인 중소영세상인들이 싸우는 판국입니다. 그 게임을 바꾸어야 합니다.
저도 당분간은 자일리톨을 끊고 롯데 야구도 끊어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