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하다. 경제 살리겠다고 해놓고 경제를 못살려서 그런거다. 난 아직 2007년 대선의 현수막들이 생생히 기억난다. 그때 당시 이명박의 대선 현수막은 아주 심플했다. 이명박이 주먹을 불끈쥐고 있는 사진이 있고 그 옆에 '경제 살리겠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나는 이 한마디가 이명박을 대통령으로 만들어주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4년이 흘렀다. 이명박이 말했던 그 경제하고 유권자들이 생각했던 그 경제하고 개념이 달랐던 모양이다. 유권자들은 서민경제, 우리집 가계경제를 살리겠다는 뜻으로 그 슬로건을 이해했던 모양이지만, 이명박은 그 경제를 재벌경제로 생각했던 모양이다. 현대와 삼성같은 재벌들은 사상초유의 이익을 거뒀지만, 서민경제는 파탄으로 치닫고 있다.
이명박정부내의 실질가처분소득은 소폭 증가했지만 그만큼 가계부채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100원을 벌어도 그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부채가 증가하고 있어서 번만큼의 생활수준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된데에는 이명박정부들어서 건설사들 먹여살릴려고 부동산규제 풀어주고 저금리기조를 유지하여서 서민들이 빚내서 집을 구매하도록 정권차원에서 정책을 풀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겉으로는 국내 제조업 경쟁력강화를 명분으로 내세우면서 고환율정책을 폈고, 그것이 부메랑이 되어서 국내 물가가 사상초유의 상태로 올라가는 사태를 가져오게 되었다. 그러면서 물가 잡겠다고 중국에서 값싼 농산물들을 수입하여 오히려 적정가격보다 물가를 더 떨어뜨려서 국내 농업종사자들의 생계를 또 어렵게 하고 있다.
즉 이명박정부는 재벌 제조업기업들과 건설사들의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일반 서민들의 경제를 죽였던 것이다. 이런 의도적인 경제정책으로 인해서 서민들은 삶을 유지하기 위한 빚을 더욱더 많이 내고 있다. 현재 가계부채는 한 가구당 평균 5205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한 가구당 4인 기준으로 치면 일인당 1000만원이 넘는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만약에 일년 이자가 10%라면 가구당 이자는 500만원에 달한다.
이명박 정권은 이른바 2MB정권이라고 불린다. 용량이 2메가라서 그런가 머리도 별로 안좋은 듯 보인다. 참여정부 5년이 끝나고 이명박정부가 경제대통령을 표방하면서 당선될 수 있었던데에는 그만큼 국민들 정서상으로 참여정부의 경제정책이 만족스럽지 못했다는 뜻이다. 근데 참여정부 5년간의 경제지표를 보면 그렇게 참담하지 않다. 만족스럽지는 못하더라도 양호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여정부의 경제정책이 국민들에게 만족을 주지 못했던 것은 양극화현상이 더 심해지는등 실제 서민가계경제가 별로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명박 정권은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계속해서 정권을 창출하려면 서민경제를 살리면서 양극화현상을 해소해야 했다. 그런데 오히려 이 정권 들어서 양극화 현상이 더 심해졌고 그나마도 조금 존재했던 중산층이 완전히 붕괴해 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현 정권에 분노를 하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그리고 한가지 더. 현재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분노가 커져가는데에는 이른바 '나꼼수'효과를 빼놓을 수 없다. 젊은 층이 정치에 관심이 없는게 아니다. 정치가 너무 어렵기 때문에 관심이 없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나꼼수라는 프로그램이 등장해서 정치를 어렵게 생각하는 젊은 층들을 대상으로 유쾌하고 쉽게 정치를 풀어놓았다. 그래서 이때까지는 정치나 시사문제가 너무 어려워서 그것들을 피하던 젊은 친구들이 정치, 시사이야기들을 알기 쉽게 이해하게 되면서 그것들에 대한 관심이 다시 살아났다고 보는게 옳다.
따라서 나꼼수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서 정치에 대한 관심이 살아난 젊은 친구들이 이명박 정권을 보니 문제가 많은 것이다. 이전까지는 정치에 관심이 없어서 이명박 정권이 얼마나 추악한지 인지를 못했다면 이제는 인지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살리겠다던 경제는 더 엉망으로 만들어놓았으니 분노할 수 밖에... 이명박 정권이 인기가 없고 한나라당이 인기가 없는 것은 다 자업자득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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