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삭, 미나리의 단상(斷想)
2021.03.23
※ 스포일러 있습니다. 요즘 눈물이 많아졌나 보다. 보는 내내 펑펑 울었다. 돌아가신 할머니가 생각이 났다. 할머니는 안동에서 부산 집에 오실 때마다 항상 음식을 바리바리 싸서 오셨다. 단밤을 씹어서 주시는 모습에서 영락없는 우리 할머니를 느꼈다. 내가 어렸을 때 할머니는 손에 굳은 살이 가득했고, 항상 손이 시커멓다. 나를 볼때마다 할머니는 "야야, 우리 영필이 잘 살았나" 하면서 나를 안으려 하셨는데 나는 그 손만 보면 도망가기 바빴다. 할머니 손이 너무 시커멓다고 엄마에게 투정을 부렸을 때 정말 크게 혼이 났다. 그 할머니는 결국 뇌졸증으로 돌아가셨다. 내가 머리에 피가 마르기 전이였다. 할머니는 상할머니에게 정말 많은 구박을 받았는데, 결국 뇌졸증으로 상할머니보다 먼저 돌아가셨다. 그것도 응급처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