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전세값 안정의 기미를 보인다면서 최근의 전세대란에 대해 별다른 대책이 필요없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거기다가 전세대출한도를 상향 조절해서 더 많은 돈을 대출받아서 전세를 살 수 있게끔 만들어준다고 하는데, 이게 가당키나 한 말일까.
일단 전세대출한도를 상향 조정하면 지금보다 전세값이 더 오를 것은 분명한 이치다. 왜냐하면 은행에서 돈을 더 빌릴 수 있으니까 어차피 전세는 돌려받는 돈이므로 더 비싼 전세를 들어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일단 이번 연말에는 계절이 계절인지라 더이상의 전세값 상승은 없을지 몰라도 또 내년이 되어서 신학기가 되고 봄 이사철이 되면 지금보다 더 아찔한 수준으로 전세난이 가중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지금 정부가 별다른 대책이 없는 걸로 봐서 이 사태가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전세라는게 어떤 사람들이 하는게 전세인가. 가장 기본적으로 내 집이 없는 서민들이 집에 들어가서 살기 위해 하는게 바로 전세방 아니었던가. 근데 요즘은 그 서민들이 너무 높아진 전세값 때문에 전세들어가기가 너무 힘들어서 월세방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다고 한다. 근데 또 전세대출한도를 늘여서 전세값을 더 높이려는 정부의 정책이 참 뭐랄까...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정부인지...
차라리 그냥 친서민 친서민 이란 말을 하지 말았으면 한다. 차라리 그냥 쿨하게 나 반서민 부자들을 위한 정부입니다. 라고 밝히면 이런 더럽고 치사한 기분 느끼지는 않을 텐데 말이다. 맨날 말로만 친서민 친서민 하면서 실제 정책을 보면 반서민 정책들만 쏟아내고 있는게 이 정부다.
더 안타까운건 이 정부의 대안세력이 없다는 거다. 국민들은 민주당을 대안세력으로 생각하고 선거에서 지지를 해준 모양이던데, 이 민주당 사람들도 한나라당 MB정부와 별반 차이가 없는 그 밥에 그 나물들이다. 맨날 정치탄압이니 대통령 부인이 비리가 있다느니 하는 비방전 하지 말고 정부의 반서민 친부자 정책을 좀 견제하란 말이다. 이번에 전세값 상승에 정부의 대책에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 민주당이 한 일이 뭐가 있는지 모르겠다.
혹시, 내가 이런 글을 적는다고 내 정치적 성향이 진보나 사회주의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난 내 정치적 성향이 굉장히 보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내가 생각하는 보수라는 정치적 이념은 현상황에서 별다른 문제나 결함이 없다고 판단된다면 현 체제의 유지를 찬성하는 쪽이 바로 보수라는 이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나는 지극히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인데, 현재 보수정당이라는 한나라당을 보면 그네들은 진짜 보수라고 할 수가 없다. 이미 공공연히 밝혀진 사회적 문제라고 지적되고 있는 지역 불균형발전문제, 소득양극화 현상, 부동산 가격거품같은 문제에서는 그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의지를 도무지 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문제가 있고 그것을 인지함에도 불구하고 그 문제를 수정하려 들지 않는 것은 진정한 보수가 아니다. 그건 단지 자기 밥그릇을 지키기 위한 치졸한 꼴통수구에 불과하다.
정부와 여당은 한통속이 되어서 어떻게든 서민들 쥐어짜서 서울 강남에 아파트 가지고 있는 사람들 밥줄 챙겨 줄라고 하고 있고 야당이라는 사람들은 뻔히 그런것들 보고 있으면서 변변한 반론한번 제기하지 못하고 엉뚱한 비방전이나 전개하고 있고, 일반 대중들은 말로만 친서민 친서민 외치는 MB정부를 보면서 아 진짜 친서민인가보다 하고 50% 넘게 지지해주고 있는 나라. 이 나라가 빌어먹을 대한민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