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아니지 정확히 말하면 어제 아침이지.
어제 아침에 일어나니 9시 10분이었다.
10시까지 모의토익치러 학교 가봐야 하는 거.
너무 늦게 일어나서 누워서 조금 고민했었다. 갈까 말까.
누워서 창밖에 내다보니 비는 억수같이 내리고. 그리고 일어났다.
역시 3학년 대표인데, 그런 자리는 가야겠지.
대충 씻고, 옷을 대충 주섬주섬 주워 입고, 밖으로 나갔다.
역시나 비는 억수같이 내리고 있었다.
버스정류장으로 뛰는데 반바지 입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물웅덩이에서 튀는 물방울 때문에 바지 엄청 젖었을 테니까.
123번 기다리는데 버스는 안 오지, 그래서 급한 대로 먼저 온 1001번 타고 학교로 갔다.
학교에 도착해서 벼락같이 뛰어올라가 간신히 8층에 도착하니 정확히 9시 58분.
나이스 하면서 A801로 향하는데, 열려있는 문 사이로 강의실 광경이 보였다.
텅텅 비어 있었다. 설마, 설마…… 아무도 안 온겨?
그러면서 강의실로 딱 들어서니까 한 명 앉아 있었다.
헐……
나중에 두 명이 더 와서 결국 오전에는 4명만 모의토익을 봤다.
그리고 강의실을 나오면서 정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사람이 안 왔는데, 나라도 안 왔으면 정말 큰일날 뻔 했다는 생각이 든 거.
작년까지 학교에서의 나는 박영필이라는 사람만 상징하고 대표했다.
하지만, 올해는 틀리다.
학교에서 하는 나의 행동 속에는 박영필이라는 사람의 대표성도 가지고 있지만, 그와 함께 전체 3학년의 대표성도 지니고 있다. 그렇기에 아무래도 하는 행동하나하나에 신중할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상당히 행동이 조심스러워지게 된다. 원래 내 스타일은 그게 아니지만, 나 하나 때문에 3학년 전체가 욕을 먹을 수도 있는 것이기에 생각도 많이 하게 되었고 행동도 조심하게 된다. (물론 원래 성격이 아직 남아있어서 순간순간 확 울컥할 때도 있긴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거 같아. 다행스럽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