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대에서 수업을 듣고 나오면 창문 앞으로 보이는 건물이 있다.
내가 5년 전에 나왔던, 나름 명문 경남고등학교이다.
교내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 덕형관. 내가 학교다닐때는 모양때문에 원형관이라고 많이 불렀다.
그 학교를 보면서 문득 옛날 생각을 하곤 한다.
5년 전에 나는, 저 건물 속에서 대학을 가기 위해 공부를 했었다.
그리고 나는 지금 대학에 와서 공부를 하고 있고, 벌써 3학년이다.
그러다 지금을 본다.
나는 저 때 생각했었고, 꿈꿔왔던 대학생활을 하고 있는 걸까.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 거지……
이뤄놓은 것 없는 현재에 대한 생각과 불명확한 미래에 대한 생각이 내 마음을 무겁게 하지만, 그래도 나에게는 나의 사랑하는 가족과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한 강한 믿음이 있으니까 나는 제대로 된 길을 가고 있는 거라고 생각하면서 학교를 내려온다.
올해 2학기가 되면 사회대가 부민동으로 자리를 옮긴다.
2학기가 되면 옛날 내가 나왔던 고등학교를 보면서 했던 회상을 더 이상 할 수 없겠지.
그래도 나는 좋다.
왜냐하면 부민동으로 이사하면 진짜 우리 집에서 걸어서 5분밖에 안 걸리기 때문이다.
지금은 걸어서 15분.
어쨌든, 집이랑 가까운 게 장땡인 거 같다.
P.S: 역시 진지한 건 재미가 없어. 진지한 척 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