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용의 부활』을 본 그 날 저녁이었습니다.
창원에서 놀다가 부산 올라고 창원시외버스터미널에서 부산행 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오는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웬걸 차가 엄청 막히는 겁니다. 밖에 내다보니까 진해에서 빠져 나오는 차량이 엄청 많은 거였습니다. 진해에서 벚꽃놀이하고 이제 부산으로 돌아가려는 차량이 고속도로에 모이면서 정체가 시작된 것이지요.
날은 어두워지는데, 차는 안가고, 밖에 벚꽃은 흐드러지게 펴있는데, 저는 버스 안에서 혼자 음악 듣고 있었습니다. 황조가가 생각났습니다.
펄펄 나는 저 꾀꼬리는,
암수가 서로 노니는데,
외로울 사 이내 몸은,
뉘와 함께 돌아갈꼬.
조금 암울하더군요. 그때 문자 하나가 날라왔습니다.
‘선배 저는 아웃백을 원해요!’
갑자기 웬 아웃백인가 싶었습니다. 알고 보니, 제가 그때 설정해놨던 싸이월드 미니홈피 10,000히트 당첨된 거였습니다만, 어쨌든 그 문자 그 상황 속에서 너무나 반가웠기에 예전에 한번 보기로 했었던 『GP 506』을 바로 그 다음 날 다 같이 보러 가기로 했습니다.
바로 이 멤버~ ㅋ
다음 날, 서면에 있는 롯데백화점 9층, 롯데시네마로 갔습니다.
제가 롯데상품권이 있어서, 그걸로 영화를 보러 간 것이지요.
저희 과 친구들이랑 다 같이 보러 가기로 한 것인데요, 멤버는 상당히 좋았습니다. 좀 늦게 와서 탈이지만요. (지금부터 스포일러 포함되어있습니다.)
『GP 506』(2008) 공수창 감독 / 천호진, 조현재, 이영훈 주연.
영화는 나름대로 재미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 전에 본 영화 『삼국지: 용의 부활』보다는 좀 더 나았던 거 같습니다. 이야기 전개가 관객들이 따라 올 수 있을 정도로 페이스 조절을 하고 있었거든요. 근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영화가 좀 웃겼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영화 중반부에 갑자기 좀비물로의 급 반전이 최고 웃겼던 부분이었죠. 제 생각엔 감독이 일을 크게 벌여놨는데, 수습이 안되니까 그냥 좀비랑 바이러스 넣어서 마무리 하자고 마음 먹었던 거 같습니다. 영화 중반까지는 상당히 짜임새 있는 미스터리 물로 진행이 되었었는데요, 갑자기 좀비가 등장하면서 김이 확 빠진 그런 느낌이었죠.
그래도 뭐 완전히 말도 안 되는 그런 이야기는 아니고요. 아 저럴 수도 있겠다? 그 정도의 비현실성입니다. 이야기가 어느 정도 개연성을 가지고 있거든요. 제 느낌은 그랬죠.
등장하는 배우들의 연기는 매우 사실적입니다. 개인적으로 조현재씨의 울트라 가오연기 압권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아무것도 아닌 상병나부랭이였지만, 영화 초반에 ‘나는 506 GP초소장 중위 유정우다’ 하는 그 부분 포스 장난 아니었습니다. 먹고 있던 팝콘 목에서 걸릴 뻔했습니다.
둘의 연기 대결은 볼만했습니다.
천호진 아버님의 연기는 뭐 워낙 내공이 쌓이신 분이라 대단했구요, 처음 보는 얼굴인 이영훈씨의 연기도 꽤나 좋았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이영훈씨(극중 강상병)의 머리 스타일이었습니다. 506GP는 육군인데, 이영훈씨 혼자서 해병대 머리 스타일을 하고 계셨거든요. 이영훈씨 아직 군복무를 마치지 않으신 게 아닌가 합니다. 육군하고 해병대는 머리 스타일이 다르죠. 앞으로 육군영화에서는 육군머리 스타일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ㅋ
다음부턴 육군머리 스타일 보여주세요!
군의관 역할을 맡고 계셨던 이정헌씨의 연기도 나이스 였습니다. 중간에 정말 명대사 남겨주셨는데요, 그 대사로 오늘의 리뷰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영화 보신 분들이시라면 알겠지만, 최고의 명대사는 바로 이 분이 남겨주셨죠.
당신... 군의관이잖아! 어떻게 해봐!
몰라! 내 전공은 외과야!
이미지 원본 출처 : GP506 / 영화 / 네이버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66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