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친크립토인이다. 초크립토인까지는 되지못했지만 일정부분 암호화폐에 투자하고 있고 꽤나 호의적으로 생각한다. 이를 바탕으로 이번에 화제가 된 루보 루나사태를 한번은 정리해보는게 필요할 것 같아서 여기에다 흔적을 남겨둔다. 아, 루나는 보유하고 있지 않다.
크립토 시장은 도박판일까, 아닐까. 이것은 보는 사람의 관점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주식시장도 누군가에겐 도박판이고 누군가에게 건전한 금융시장이다. 마찬가지로 크립토 시장도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누군가에겐 도박판이, 누군가에겐 건전한 투자시장이라고 생각될 수 있다. 크립토시장에서 대장주라고 할 수 있는 비트코인의 경우 업비트를 기준으로 52주 최고가는 8,270만원이었다. 현재 시장에서는 3,800만원 선에서 왔다갔다 하고 있다. 최고가 대비 54% 정도 빠졌다.
코스피에서 대장주인 삼성전자의 52주 최고가는 83,300원이었고 현재는 64,500원이다. 최고가 대비 23% 정도 빠졌다. 대장주의 경우만 따져봤을때 크립토시장이 두 배정도의 변동성을 가지고도 볼 수 있겠다. 어떤가. 생각보다 대장주만 따졌을때의 변동성은 크지 않다. 물론 코스피시장에 셀트리온(자전차왕 엄복동이란 영화를 만든 셀트리온 엔터테인먼트의 모회사다.)이나 LG생활건강 같은 예가 있듯이 크립토 시장에도 변동성이 큰 자산이 있는데 크립토시장은 활성화된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자산의 가치판단에 있어서 시장에 참여하는 주체들 사이의 편차가 크다. 누군가에는 똥이지만 누군가에게는 금으로 보이는 사례가 코스피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아마 전체적인 변동성을 따지자면 크립토 시장이 훨씬 클 것이다.
루나사태는 그런 점에서 봐도 꽤나 인상적이다. 크립토 시장에서 전체 시총 순위로 10위권내로 들어간 코인이 말그대로 먼지가 된 케이스는 이렇게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도 결코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루나는 2022년 4월 6일에 역대 최고가인 14만원을 기록했다. 그리고 정확히 한 달이 조금 넘은 5월 13일에 0.3원이 되었다. 말 그대로 우주의 먼지가 되었다. 이렇게 된 데에는 루나의 가치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줬던 독특한 알고리즘 방식이 패닉장에서는 오히려 독으로 작용되었기 때문이다. 불과 한 달전에 13만원 하던 코인이 5월 13일에 단 하루에만 무려 6조 개가 발행이 되었다. 루나는 테라코인의 값어치를 유지하기 위해 발행이 되는데 루나코인 1개의 값어치가 폭락을 해버리니 발행되는 양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서 하루만에 무려 6조 개가 발행되는 희대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루나코인을 발행하는 회사인 테라폼랩스의 비상상황을 대응하기 위한 계획이 없었던 듯 하다. 테라코인은 1달러의 값어치와 페깅하기로 알고리즘화 되어있었지만 시장 외부요인으로 인해서 장기간 페깅이 유지되지 않을때는 두 코인 중 한 코인은 살릴 수 있도록 세팅이 되어있어야 하는데 두 코인이 계속해서 연동하게 해놓음으로써 테라코인도 나락으로 가고 루나코인은 말그대로 먼지가 되는 그런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수급이 코스피 시장에서 아주 큰 역할을 차지하고 있지만 삼성전자 주식에 패닉 셀이 발생한다고 코스피 시장 전체가 망하진 않는다. 그건 삼성전자와 다른 종목들간의 연결성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 루나에서 벌어진 일은 삼성전자의 주식에 패닉셀이 발생하자 다른 종목의 이사회에서 코스피 전체의 지수를 유지하기 위해 자신들의 종목을 거의 무한대로 발행하는 것과 똑같은 것이다. 아무래도 테라폼랩스의 경영자가 여러가지 경영판단에서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
여기저기에서 손실을 심하게 입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암호화폐를 다루는 서비스 중에 일정량의 코인을 해당 서비스에 락업(lock up)을 시키면 이자를 주는 서비스가 있다. 루나코인의 경우에도 있었던 모양인데 5월 초에 예치를 했었다면 그때 가치로 개당 8만원의 코인이 개당 0.3원으로 떨어질 때까지 손도 못대고 그냥 구경만 하는 피해자가 꽤 많았을 것이다. 아무리 비상상황이라 하더라도 루나 디파이 서비스에 락업된 사용자들을 위한 보호장치가 테라폼랩스에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이래서 김치코인은 손대는게 아니다.
뭐 어쨌든 살아만 있으면 어떻게든 기회는 있는 법이다. 이 시장은 하락도 빠르지만 상승도 빠르니까.
모든 루나 홀더에게 바칩니다. 청하의 '우주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