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다이노스는 4월 5일 삼성전 이후 내리 9게임을 졌다.
#1. 9연패
9연패다. 설마설마했다. 그런데 9연패다. NC팬 5년차에 처음보는 광경이다. 모두가 낯설것이다. 팬들, 선수들, 코칭스태프들, 프런트들 모두가 말이다. 그러나 어제의 패배는 쉴드칠만한 요소가 있다는 것에서 고무적이다. 사실 9연패 기간중에는 제발 이겨주세요 하고 상대방에게 점수를 떠다준 게임도 몇개 있었다. 어제는 그런 요소가 없었다.
일단 위 점수판에서 보다시피 에러가 하나도 없었다. 볼넷도 딱 하나만 있었다. 오히려 우리가 볼넷을 더 많이 얻어냈다. 그리고 불펜의 방화도 없었다. 9연패기간에 잘 보기 힘들었던 광경이다. 사실 SK의 마지막 3점째가 되었던 스퀴즈는 누구나 쉽게 예상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나중에 그 선수의 OPS를 보니 힐만으로서는 선택할만한 작전이었다. 그러나 연패에 빠지면 그런 것들을 볼 수 있는 여유가 사라지니 힐만이 그걸 잘 이용했다.
가장 기대를 걸었던 선수는 나성범이었다. 알다시피 일요일 낮게임의 나성범은 범인의 수준이 아니다. 빈말이 아니고 테임즈가 있던 시절에 밤에 테임즈라면 낮엔 나성범 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듯이 낮에 나성범은 엄청나다. 그래서 큰 점수를 안주고 따라가는 판국으로 진행이 되었을때 나성범의 뜬금포가 게임의 흐름을 바꾸어놓을 것이라는 예상을 했다. 그리고 마지막 9회말 2아웃에 나성범은 타석에 들어섰고 몸쪽 존을 타고 들어오는 공에 삼진을 당했다.
집에 들어와서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을 보니, 나성범의 표정에서 엄청난 부담감이 읽혔다. 심지어 누가봐도 존을 타고 들어온 볼인데 스트라이크 맞냐고 심판에게 되물을 정도였다. 나성범 같은 베테랑이 느낄 정도면 팀 전체에 얼마나 부담감이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연패가 더 길어질 것 같다. 월요일 휴식일 잘 쉬고 담주내에는 연패를 끊어보자.
야구장은 이뻤다.
#2. 수비시프트
이 게임의 승부를 가른 가장 큰 요소는 바로 수비시프트였다. 작년부터 극단적인 수비시프트를 선택했던 힐만의 전술이 이제는 어느정도 자리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NC 선수들의 잘맞은 공은 SK 선수들의 수비시프트에 막혀 플라이아웃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고, SK 선수의 타격은 수비시프트였다면 잡혔을만한 공이 꽤 있었다. 정의윤의 적시타가 대표적이다.
최근 NC선수들의 타격을 보면 왠지 모르게 자신감을 잃은 느낌을 많이 받는다. 반면 상대선수들은 NC만 만나면 오히려 자신감을 찾는듯 더 신나게 타격을 한다. 어제 그 게임을 보니 그 이유를 조금은 찾은 느낌이다. NC선수의 타격은 잘 때렸음에도 수비시프트에 몇번 걸리니 점점 타격에 자신감이 떨어지고 소극적으로 대처하게 되고 준비가 되지 않은채 공을 뛰울려고만 하니 타구가 자꾸 먹힌다. 반면 상대선수들은 NC는 수비시프트를 안쓰니 쳐도 잘 안막힌다는 자신감으로 마음껏 타격을 한다. 어제 게임이 그랬다.
이제 NC도 수비시프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시점이 되지 않았나 싶다.
#3. 영남3형제, 우리가 남이가
그렇다. 8, 9, 10위. 나란히 영남 3형제. 우리는 남이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