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개봉이니 스포일러 많이 있습니다.
얼마전에 무간도를 다시 보고 왔습니다. 요새 참 재개봉 자주 하는 것 같아요. 왠지 모르게 자꾸 상술에 당하는 거 같으면서도 아니 갈수가 없더라구요. 다시 봐도 좋습니다. 무간도에서 제일 좋아하는 장면이 극장에서 양조위가 유덕화 얼굴 볼려고 따라가는 장면인데 그 장면에서의 쫄깃함도 여전히 좋습니다. 다시 보니까 초반부에서 오디오 가게에 앉아 나란히 음악 듣는 모습이 참 인상적입니다.
그러니까 처음 본게 한 12년 전 쯤이었을 겁니다. 최초 개봉은 2002년으로 알고 있는데 실제 본건 2004년 즈음이었어요. 그때 KBS 토요명화였나? 거기서 더빙판으로 봤는데 정말 재미있더라구요. 그 다음부터 무간도2, 무간도3, 더빙판 말고 자막판 비디오를 빌려서 보면서 완전히 무간도의 팬이 되고야 말았습니다. 이걸 리메이크한 영화인 디파티드나 신세계도 재밌게 봤는데 개인적으로는 무간도1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왜 예전에는 극 중에서 아강이 신세계의 황정민 같은 역할이라고 생각했을까요? 양조위가 경찰인거 알지만 그냥 눈감아주는 것이다라고 생각했었는데 다시 보니 아강이 경찰이 심어놓은 또다른 경찰이더라구요. 디파티드에서 마지막에 경찰 한명이 더 있는데 아강이 살아났을때의 if 스토리가 바로 디파티드인게 아닐까 싶네요.
무간도를 보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생각나는 중국영화 3편 정도를 꼽아봤습니다. 제일 처음으로 생각난게 아비정전입니다. 장만옥 앞에서 시간을 기억하라는 장국영의 눈빛, 60년대 홍콩을 배경으로 한 분위기 있는 화면도 너무 좋지만요, 그 중 최고의 장면은 전화박스 앞에서 기다리는 유덕화의 그림자입니다.
그 다음으로 꼽은 영화가 무간도 였구요, 마지막으로 꼽은 영화가 바로 패왕별희였습니다. 중국판 포레스트 검프의 느낌이 있는데요, 한국으로 치면 박하사탕이 생각나는 시대와 인물의 교차를 잘 다룬 영화였죠. 일본군 앞에서 춤을 추는 장국영의 눈빛이 기억에 나네요.
다음으로 생각나는게 중경삼림, 폴리스스토리3, 영웅, 집결호, 청설 같은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중국영화를 재미있게 본 기억이 없습니다. 왕가위 영화라서 조금 기대했던 일대종사도 실망스러웠구요. 중국영화에게 하고 싶은 말은 제발 허접한 CG 좀 안썼으면 좋겠어요. 화면하고 CG가 너무나도 확연히 구분이 되어서 전체적으로 영화의 색이 유치하고 질이 낮아보입니다. 예전에 중국영화하면 딱 떠오르는 화면이 바바리 코트와 쌍권총이었는데요, 요즘은 허접한 총천연색의 CG입니다. (CG를 영웅만큼만 잘 써도 좋을텐데요...)
청설을 봤던 가락타운 그 분은 요새 뭐하고 지낼까요? 그냥 문득 생각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