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까지 면접을 여러 번 해서, 적절한 성과가 있었다. 이틀간의 소풍을 거쳐, 나는 여전히 FA다. 하... 인간적으로 1년짜리 육아휴직 대체인력 계약직(35시간 시간선택제)에게 기관 전체 현업부서를 돌아다니며 비전자문서를 이관받아 전수조사를 하라는 건... (사실 기록관리판에 환멸을 느끼고 있다.) 여러 번 기록관리 면접을 겪으면서 많이 받아본 면접질문들을 여기 남긴다.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은 당연히 자기소개이다. 어떤 곳은 자기소개와 지원동기를 믹스해서 이야기하라는 곳도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않더라도 자기소개를 준비해갈 때 마지막 문단은 지원동기로 정리해서 갔다. 야매가 아닌 블라인드 면접은 면접관이 현장에 와서 자기소개서를 받는다. 그렇기 때문에 지원자가 자기소개를 하는 동안 지원자의 자기소개서를 훑어보고 어떤 질문을 던질지 구상하게 된다. 그렇기에 적절한 길이를 유지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면접을 많이 하면 안좋은 것은 자꾸 자기소개에 내용을 추가하게 된다는 것이다. 나 또한 자기소개를 처음에는 한 3문단 정도로 준비해갔다가 점점 늘어서 지금은 한 5문단이 되는 것 같다. 합격률은 3문단 정도일때가 더 높은 것 같다. 자기소개에서의 첫 인상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줄줄 늘어나는 형식으로 길게 한다고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임팩트있게 A4용지 한 장 정도로 3문단을 구성하고 앞 2문단은 말 그대로 자기소개, 마지막 1문단은 지원동기를 준비해나가면 승률이 높지 않겠나 싶다. (나는 오랜만에 취업면접이라 자기소개부터 제대로 준비안하고 갔다가 멘탈이 무너져서 돌아온 경험이 있다. 후학들은 잘 준비했으면 싶다. 경쟁자가 되겠지만.)
두 번째 많이 받았던 질문은 어려움을 극복해본 경험이었다. 그 질문을 여러 기관에서 중복적으로 받아보면서 아 기록연구라는 것이 어느 기관이든 어려움을 극복해야 하는 것이구나 하고 깨닫는다. 이 질문을 안 던지는 기관이 있다면 그 기관 입사하시기를 강추한다.(ㅋ) 뭐 어쨌든 기록관리 일을 하면서 어려움을 극복했던 경험이 있겠다면 가장 좋겠지만 기록관리 일을 한 적이 없다면 그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직무를 하며 어려움을 극복했던 경험을 영혼까지 끌어모아서 준비해가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정말 많은 기관에서 어려움을 극복한 경험의 질문을 던지고 심지어는 입사원서에도 적게 하는 기관도 있다.
세 번째 많이 받았던 질문은 공직자로서의 정신상태 혹은 마인드를 물어보는 질문이다. 예전의 트렌드는 모르겠으나 최근 LH사태가 있어서 그런지 많이 물어보는 느낌이다. 뭐 뻔한 이야기일 수 있겠지만 기록연구사로 가져야 할 공통역량 3대장을 기본으로 깔고, 자기는 어떤 걸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고 어떤 경험이 있다는 걸 잘 버무리면 좋은 답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나 또한 FA의 신분이기 때문에 정확한 답은 잘 모른다. 그냥 내 생각에 이런 게 좋지 않을까? 정도 수준이다.)
보통은 이런 질문이 끝나면 기록관리 관련한 전문지식을 물어보는 파트로 넘어간다. 맡을 업무에 따라 질문이 다른데 열람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을 뽑는 면접에서는 정보공개법에서의 비공개사유 8개조 조항을 물어봤다. 일반적인 기관의 기록연구사의 육아휴직 대체인력을 뽑는 면접에서는 기록물 평가, 폐기 프로세스와 공개재분류 프로세스를 물어봤다. 그 외에도 기관의 아카이브나 전시를 보면서 느낀 점을 물어보는 면접도 있었다. 아마 박물관 쪽이었던 것 같은데 아무래도 대외 서비스를 하는 곳이라 그런지 그런 질문을 했던 것 같다. 만약에 그런 곳에 지원할 예정이라면 미리 홈페이지 같은데 가서 기록관리 어떻게 하고 있는지 조사해보고 개선점 같은 것 생각해가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아, 그리고 진짜 중요한 것 하나. 설령 내가 경험해보지 않은 것을 질문으로 던지더라도 절대! 없다 라고 이야기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 다음부턴 아예 질문 자체를 안하니, 문제를 안푼 셈이 된다. 경험이 없으면 솔직하게 그런 경험이 없지만 만약 그런 상황이 나타나면 이렇게 행동하겠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풀면 된다.
나에게 누구도 이런 정보를 일러준 사람은 없었다.
하나하나 내가 경험해보면서 정리해나간 내용을 공개하는 것이다.
내가 이 업을 할지 안할지는 모르겠으나,
이런 정보를 공유하면 언젠가 나에게 손해가 될지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참관인도 있고 보는 사람도 있는데,
기록관리 공부를 같이한 동지가 면접을 잘 봤으면 좋겠다.
면접을 앞두고 아무런 정보가 없어서 헤매고 있는 누군가에게,
나의 경험이 작은 실마리라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