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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감독은 한국야구에서 손꼽을만한 명장이다. 두산에서 1년을 빼놓고 매년 팀을 포스트시즌까지 이끌었고 엔씨에서도 1군 진입 첫해를 빼놓고서는 매년 포스트시즌까지 이끌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빼놓을 수 없는건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우승의 경력이다. 한국야구에서 감독으로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사람은 김경문 감독 뿐이다.

그러나 이 김경문 감독에게도 슬픈 이야기가 있는데 그건 한국시리즈 우승 경력이 없다는 것이다. 한국시리즈 4번의 도전 중 한번도 트로피를 들어올린 적은 없다. 그러나 나는 이게 김경문 감독의 단기전 리더쉽에 문제가 있다고는 생각치 않는다. KBO리그 포스트시즌의 특성상 정규리그 1위팀이 매우 유리한 구조이고 김경문 감독은 한번도 정규리그 1위를 한 적이 없다.

김경문 감독, 그는 누가뭐래도 한국을 대표하는 명장 중 하나다.

KBO리그 역사를 통틀어 지금과 같은 체제가 유지된 26번의 한국시리즈에서 정규리그 1위팀이 아닌 팀이 우승한 적은 단 4번밖에 없다. 밑에서 올라온 팀이 역전우승을 이뤄낼 확률은 15%다. 한국시리즈를 10번하면 1.5회정도 역전우승이 일어난다는 이야기인데, 김경문 감독은 4번했으므로 김경문 감독이 우승을 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정규리그 1위를 한적이 없기 때문이다 라는 것이 가장 적절한 추론일 것이다.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조건은 무엇일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지금 이시점에서 가장 중요한건 강력한 선발투수를 보유했는가 하는 문제다. 2015년 KT위즈가 리그에 참가하면서 게임수가 기존 128게임에서 144게임으로 크게 늘었다. 1년 사이에 투수가 막아야할 이닝이 정규이닝만 144이닝이 늘었고 이 이닝수는 규정이닝을 채운 선발투수가 1명 더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단 2년뿐이라 표본수는 부족하지만 15년과 16년의 정규리그 우승팀은 그 해 어떤 팀보다도 가장 강력한 선발진을 가진 팀이었다. (거기다가 갑자기 늘어난 이닝만큼 투수력이 중요해지면서 투수친화적 구장을 홈으로 쓰는 팀이 유리해진 측면도 분명히 있다.) 2015년의 삼성라이온즈는 피가로, 클로이드, 윤성환, 장원삼, 차우찬의 안정적인 로테이션을 돌릴 수 있었고 2016년의 두산베어스는 니퍼트, 보우덴, 장원준, 유희관의 안정적인 로테이션을 돌릴 수 있었다.

2016 두산 베어스 선발투수 4인 "판타스틱4" : 4명이서 700.4이닝을 던져 70승을 거뒀다

정규리그 1위를 하려면 가장 필수적인 조건이 바로 안정적인 4인 이상의 선발 로테이션을 돌리느냐 아니느냐에 그 사활이 걸려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지금 NC다이노스의 상태를 보자.

외국인 원투펀치의 위력은 가히 가공할만하다. 맨쉽은 7전 7승을 한 전승의 투수이며, 해커는 나올때마다 80구내외로 7이닝을 막아주는 이닝먹는 괴물이다. 합작해서 93.2이닝을 막으며 11승을 거두고 있다. 반면 원투펀치를 뒷받침할 국내선발은 매우 부진한 상태이다. 최금강, 구창모, 이민호, 이재학 4명의 투수가 100.4이닝을 막으며 6승밖에 거두지 못했다. 현재 정규리그 2위를 거두고 있지만 이 성적은 외국인 원투펀치와 6회부터 이닝을 없애버리는 불펜 4인조(원종현, 김진성, 임정호, 임창민)의 힘으로 만들어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은 그런대로 버티고 있지만 리그가 진행되고 무더운 여름이 찾아오고 주요 선수들의 체력문제가 대두되기 시작하면 이 순위는 떨어질 확률이 매우 높다.

당장 맨쉽이 6주 부상으로 이탈하자, 불펜 4인조의 등판횟수는 늘어나고 있다. 불펜 4인조의 현재까지 이닝수는 85.3이닝이다. 국내 선발 4명이 던진 이닝수와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평균적인 불펜투수가 70이닝 내외를 투구한다고 치면 이미 이 선수들은 자기가 던져왔던 이닝수의 3분의 1 이상을 벌써 던진셈이다. 지금까지는 그런대로 불펜야구를 하면서 버텨왔지만 조만간 그 한계가 다가오고 있다. 외국인선발 2인을 뒷받침할 안정적인 국내선발 2인의 가세 없이는 절대 정규리그 1위를 할 수 없다.

엔씨의 6회 이후를 삭제하는 불펜 4인조 : 리그에서 가장 단단한 불펜이지만 이들의 힘으로 144게임을 치룰수는 없다

나는 지금이 바로 NC다이노스가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다고 생각한다. 트레이드든 맨쉽을 대체하든 어떻게든 안정적인 선발 4인을 만들어 정규리그 1위를 해서 우승을 노리던지, 아니면 장기적으로 보고 국내 선발 2인을 새로 만든다는 생각으로 리빌딩을 노릴지 말이다. 현재의 엔씨는 우승을 노리는 것 같은데 전력상으로는 우승전력은 아닌 모호한 경기운영이 나와서 참 아쉽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지금 이 상태로 꾸역꾸역 승리 챙겨나가면 분명 포스트시즌을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우승은 분명 힘들 것이다.

국내 선발을 키우기 위해서는 여러번의 선발경험이 필수적이다. 선발경험이라는게 먼저 나오는게 그렇게 중요한건 아니다. 먼저 나와서 30~50구 던지고 들어가면 오히려 나오지 않는 것만 못할수도 있다. 일단 나왔으면 원래 계획했던 투구수를 채우는게 중요하다고 본다. 점수를 몇점 주던지 애초에 투수가 구상한대로 게임을 운영할 수 있게 맡겨주는 것. 그게 어린 유망주 투수를 성장시키는 힘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엔씨가 리그에 처음 진입했던 2013년의 게임운영을 보면, 이미 게임은 많이 기울었고 점수차는 많이 벌어졌는데 국내 선발이 계속 던지는 게임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요즘으로는 벌투로 화자될만한 게임이었지만 그 당시에는 별로 그렇게 화자가 되지 않았다. 이유는 당시 엔씨에 워낙 투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때 그렇게 공을 많이 던졌던 투수가 바로 이재학과 지금은 사라진 그 새끼(이태X)다. NC다이노스는 그 이후 국내선수 중 선발 10승을 거둔 어린 투수를 못 만들어내고 있다. (국내투수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1명 더 있다. 2015년의 손민한이다.)

리빌딩인가, 올해 우승인가. 지금이 바로 선택할 때이다.

단장님, 좋은 선택 부탁드립니다!


3줄요약

1. 정규리그 1위 못하면 우승 못한다.

2. 현재 엔씨 상태로 정규리그 1위 못한다.

3.전력을 급거 강화하여 정규리그 1위를 노리던가 아니면 리빌딩을 할 것인가 선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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